정부의 국민연금 개정 움직임과 최근 높은 수익률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국민연금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5일 공개한 '2025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모노리서치 의뢰,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12일간,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08%포인트) 결과,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55.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44.3%였다.
가입유형별로 보면, 사업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가운데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각각 57.8%, 51.8%로 집계됐다. 자발적 가입 의사가 높은 임의(계속) 가입자 쪽에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56.1%였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에서 '신뢰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고, 20~40대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소득 대비 연금보험료가 '부담된다'는 응답률은 69.7%를 기록했다. 특히 10명 중 2명 꼴로 '매우 부담된다'(19.7%)고 응답해 눈길을 끈다. '다소 부담된다'는 답변도 50.0%나 됐다.
국민연금은 최근 모수개혁안이 통과되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소식이 많았다. 지난 2일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자산(AUM)이 지난달 말 기준 1400조원을 훌쩍 넘어, 작년 말 1212조원이었던 것에서 불과 10개월 만에 200조원 이상 불어났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국회는 지난 4월 오는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향후 13%까지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모수개혁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3.4%는 정부의 모수개혁안에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82.5%는 2026년부터 소득대체율을 43%로 인상하는 모수개혁으로 기금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국민연금이 신뢰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지향해야 할 국민연금제도 개선의 최우선 원칙도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30.7%)를 꼽은 응답이 많았다. 이후 '세대 간 공정성 확보'(27.6%)와 '충분한 노후소득 보장'(18.4%) 순이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이번 대국민 인식조사와 관련해 "연금개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소득대체율 인상보다 '낸 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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