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무실 마약왕?…해군 현역병, 몰래 태국서 마약 밀수

해군에서 근무하는 현역 병사가 몰래 태국으로 출국해 대마를 들여오다 경찰에 입건됐다. 군대 내 허술한 장병관리의 문제점이 결국 마약 범죄 가담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A 상병 등 마약 밀수책 3명을 적발,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4∼5월 태국에서 대마 총 10.2㎏을 인천공항으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시켰다. 특히, A 상병은 지난 3월 가상자산 정보를 공유하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만났다는 마약 채널 운영자한테서 밀수 제안을 받고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영내에선 휴대전화 1대만 특정 장소에 보관해 특정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핟. 하지만 A 상병은 다른 휴대전화를 한 대 더 허가 없이 들여와 범행에 이용했다. A 상병은 지난 4월 휴가를 받아 나온 뒤, 지휘관의 허가 없이 몰래 태국으로 출국해 현지 마약상한테서 샴푸로 위장한 액상 대마 200ml를 받아 국내로 돌아왔다. 그 다음달에는 친구를 태국으로 보내 여행 가방에 대마 10㎏를 숨겨 들여오게 해 또 다른 공범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경찰은 A 상병의 밀수 혐의를 입증한 뒤, 해군 광역수사대에 사건을 이관했다. A 상병은 구속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국방부와 해군본부에 영내 휴대전화 관리시스템과 현역 장병 출입국 통제시스템 등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통보했다. 아울러 A 상병 등에게서 대마, 케타민, 필로폰 등을 제공받아 온라인플랫폼 등을 통해 유통한 판매상 45명과 투약자 28명을 붙잡았다. 경찰은 마약 사범 76명을 검찰에 넘겼고, 이 중 38명을 구속 송치했다. 또 이들에게서 총 3만6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마약류 5.3㎏를 압수하고 범죄수익 1억3200만원을 환수했다. 이번에 검거된 마약류 밀수·판매자 48명 중 14명은 20∼30대였고, 10명은 금전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온라인 마약류 거래가 일상화하면서 능숙하게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아는 젊은 세대 중 일부가 단순 돈벌이를 목적으로 상위 공급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