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상반기 연회비 수익 7653억원…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
카드사, 프리미엄 상품 출시하며 ‘선택과 집중’
혜택 많은 ‘혜자카드’ 감소… “수익성 감소로 불가피한 조치”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이 과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맹점 수수료율의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수익 구조 다변화로 이를 메우는 상황이다.
5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올해 상반기 기준 연회비 수익은 76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084억원) 대비 8.0%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상반기(5277억원)와 비교하면 45% 증가했다.
카드사 중에서 연회비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연회비 수익 183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1477억원), 신한카드(1279억원), KB국민카드(1073억원)가 뒤를 이었다.
가맹점 수수료율의 연이은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이 연회비 수익 등 수익 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3조7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734억원) 대비 3013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여기에 카드론마저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움츠러들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한 카드사들은 다양한 고객군 확보를 위해 고 연회비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우량 고객 확보에 집중는 흐름이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상품으로는 현대카드 '더 블랙'이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회비 15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회원의 비중은 3.2%에서 3.4%로 확대됐다. 그 결과 현대카드의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이날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상승 곡선을 그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회원들의 라이프스타일 맞춤 상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우량 회원을 중심으로 회원 수가 증가했다. 프리미엄(연회비 15만원 이상) 회원 비중 확대도 지속됐다"고 전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2월 6년 만에 프리미엄 카드인 'The BEST-X(더 베스트엑스)'를 내놨다. 지난달에는 고객의 소리를 반영해 'The BEST-X(더 베스트엑스)'의 서비스 제공 폭을 넓혀 'The BEST-XO(더 베스트엑스오)'로 업그레이드 출시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3일 호텔신라 숙박권 혜택을 제공하는 연회비 70만원 상당의 '신라리워즈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연회비 200만원의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해 상반기 연회비 수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분들은 고가의 연회비를 감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량 고객으로 볼 수 있다. 또 이용 금액도 큰 경우가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현재 카드사들은 프리미엄 상품 외에도 고객의 니즈와 소비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지면 그만큼 고객의 커버리지가 넓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상품에 집중하면서 많은 혜택을 담은 '혜자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단종된 카드는 400개(신용카드 324개·체크카드 76개)에 이른다. 2022년 101개였던 단종 카드 수는 2023년 458개로 급증했다. 작년에도 총 595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 카드로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에 카드사들은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 고소득층을 통해 수익 창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많은 혜택을 담은 카드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카드사의 수익성이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당분간은 비용을 절감하고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프리미엄 카드에 혜택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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