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22대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주택 5채 가운데 1채가 서울 강남권에 몰려 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유주택자는 234명이었으며, 이들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주택은 모두 299채였다. 이 중 61채(20.4%)가 서울 강남 4구에 집중돼 있었다. 경실련은 지난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을 토대로, 대통령 비서실 등으로 자리를 옮긴 전(前) 국회의원을 포함해 총 299명을 조사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20명, 국민의힘 의원 36명이 강남 4구에 주택을 보유했으며,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은 각각 1명, 전 국회의원은 3명이었다.

강남 주택을 임대용으로 활용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강남권 주택 보유 의원 61명 중 17명이 해당 주택을 임대 중이었다. 더불어민주당 11명, 국민의힘은 4명, 전 국회의원 2명 등이었다. 국회의원 중 다주택자는 총 61명(20.4%)에 달했다. 민주당은 25명으로 당 소속 의원의 15.2%, 국민의힘은 35명으로 32.7%가 다주택자였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의원들 역시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원들이 강남에 집을 가졌다고 해서 꼭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강남 일극화’ 현상은 의원들이 입안하는 법률이나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부동산 안정 대책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만든다. 본인들은 강남에 집을 갖고 있으면서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는다면 어느 누가 믿을 것인가.국민들은 부동산 정책에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 들어 고위공직자 가운데서도 ‘부동산 내로남불’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만들고 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던 시절 ‘주택 공개념’ 도입을 주장하며 “다주택 보유자는 성격 같아서는 (헌법에) 금지 조항을 넣고 싶다”고 말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강남권 일대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 시내 곳곳의 땅과 상가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원장의 부인은 재개발을 노리고 서울 봉천동 도로도 샀다.조현 외교부 장관 배우자도 2003년 서울 용산구 도로 부지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매입한 후 2020년 매각해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국정 밑그림을 그린 국정기획위원장이었던 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갑작스립게 사임했다. 이 위원장은 배우자와 함께 아파트·재개발 지역에 투기성 투자를 하고, 부동산 회사를 세워 두 아들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부동산을 증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부동산 정책을 실무 총괄하던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자신은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강남 고가 아파트 사놓고 대출을 꽁꽁 막아놓은 국민들엔 “차근차근 돈 모아 사면 된다”고 해 국민염장을 질렀다.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인사 청문회 당시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경실련은 신뢰할 만한 부동산 정책 수립을 위해 실거주 1주택 외 의원들의 부동산 매매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아무리 법과 제도가 좋아도 공직자 스스로가 엄격한 ‘도덕적 의무’를 준수하려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땅에 떨어진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의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공직자의 도덕적 의무)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