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시정연설 보이콧… 李 향해 “꺼져라” 격앙

추경호, 불체포특권 포기… “당당히 임하겠다”

민주, 국힘 보이콧에 “법치주의 정면 부정”

내란특검, 체포동의요구서 법원에 제출

李대통령, 연설에서 AI 28회·국민 21회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두 동강났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정부·여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치주의 파괴라며 국민의힘을 힐난했다.

이 대통령은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AI’를 총 28회, ‘국민’을 21회 언급했다. 대통령 임기 내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시정연설은 22분 가까이 진행됐다.

AI라는 단어가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쓰였으며 주로 인공지능 시대(12회)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수년간 한국의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를 AI 전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국민의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 연설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도착에 맞춰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에 어두운 정장을 입었고 가슴엔 근조 리본을 달았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의원들은 “꺼져라”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은 이날 시정연설이 끝나고 성명서를 통해 “이재명 정권의 ‘정치보복용 쌍칼’ 특검과 경찰의 무도한 야당탄압 수사가 조급함 속에서 광기를 드러내고 있다”며 “조은석 특검의 추 의원 구속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엮겠다는 목표를 정해두고 시작한 ‘답정너’식 수사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시정연설 전 의원총회를 통해 “이제 전쟁이다”라며 “우리가 나서서 이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번 시정연설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 종료 뒤 기자들을 만나 “나는 국민들에게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드렸다. 이번에도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추 의원 영장청구를 이유로 시정연설에 보이콧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문대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추 의원에 대한 내란특검팀 구속영장 청구를 ‘악랄한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면서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며 “이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파렴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직무 유기”라며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거부했고 올해는 국민의힘이 보이콧했다. 기막힌 ‘릴레이 보이콧’이야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 쇼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강조했다.

내란특검팀은 이날 추 의원 체포동의요구서를 법원으로부터 받아 법무부에 보냈다. 국회의장은 법무부가 보낸 체포동의요구서를 받은 후 첫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해야 한다. 해당 안건은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진다.

한편 내란특검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추 의원이 고의적으로 표결 방해를 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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