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양재사옥.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음에도 미국 자동차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9.2% 급감했다. 3개월 동안 부담한 관세 손실만 무려 1조8000억원에 이른다.

만약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면 현대차는 수조원의 손실을 추가로 감당할 뻔했다. 현대차는 한국 수출 자동차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현대차는 30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관세와 인센티브 증가로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 3분기 매출액 46조7214억원, 영업이익 2조5373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9.2% 감소했다. 미국 관세에 따른 비용은 1조8210억원으로 2분기(약 8200억원)의 2배 이상 확대됐다.

현대차는 관세로 인한 원가 증가 계기를 핵심 역량을 재진단하고 근본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재료비·경상예산 절감, 믹스 개선 등 전 서비스 영역에서 비용을 줄이며 관세로 영향을 받는 금액의 60% 정도를 만회하고 있다"며 "고객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 서비스 영역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글로벌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HEV)의 원가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판단,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등의 방안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도 HEV 생산을 추진 중이며, 4분기부터 미국에서 본격 판매되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현지 생산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익성을 내연기관차만큼 확보한 HEV와 더불어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HEV와 제네시스 합산 판매 비중 20%를 넘겼다.

현대차는 원가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전기차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에는 배터리, 모터 원가 절감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모든 부품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며 "전기차 원가 경쟁력이 회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기에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모든 부분을 집중해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전엔 부품 공용화에 집중했다면 제조 공용화 확대도 검토해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에 대해서는 "(관세 비용에 대해)기존 부담이 축소됐다"라며 "9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했던 중장기적 목표와 연도별 목표 구간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15%로 낮아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대미 관세는 다음달 1일 발효될 전망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조2000억원, 기아는 1조6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8.2%, 16.3%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내년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골든 사이클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팰리세이드의 판매 본격화와 더불어 GV90, 아이오닉 3 등 신차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완성차 근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 협업과제를 발굴했고, 주기적 점검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나갈 예정"이라며 "신차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것뿐 아니라 양산차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하는 등 중장기 원가 절감 로드맵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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