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0일 국회 행안위의 종합감사에서 경찰이 여순 반란 사건을 ‘반란’으로 묘사한 것을 시정하겠다고 했다. 유 직무대행은 이날 ‘여순 사건이 반란이냐’는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의 질문에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좌파 성격 시민단체들은 전북경찰청 홍보관의 ‘여순 반란’ 표현을 거세게 공격했으며, 이후 ‘반란’이라는 문구가 빠진 ‘여순 사건’으로 수정됐다. 경찰 최고위직의 이같은 발언은 깜짝 놀랄만한 일이다. 무엇보다 국가관이 투철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는 말을 국감장에서 거리낌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좌경화됐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순 반란 사건은 1948년 10월 여수 주둔 국군 14연대 2000여명이 군내 공산주의 추종자들의 선동으로 남조선로동당원(남로당원) ‘빨치산 대장’ 김달삼이 제주에서 일으킨 폭동을 진압하기 위한 출동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제주 4·3 사건을 주도한 김달삼은 그해 8월에 월북,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에 참여했으며 김일성으로부터 국기훈장 2급을 받았다. 광복 이후 어수선한 틈을 타 군내애 숨어있던 남로당 가입 군인들은 북한 김일성과 남로당 지도자 박헌영의 지령에 의해 반란을 일으켜 여수 순천 일대를 장악하고 경찰관과 시민 2576명을 반동분자로 몰아 무참히 학살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에 도주하고 38선은 철폐되어 인민군이 남조선 전부를 점령하였다”는 삐라를 시내에 살포하고 ‘인민공화국 만세’와 ‘인민군 만세’를 외쳤다. 박헌영과 이현상은 지리산 등 호남과 경상도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빨치산 투쟁’도 벌였다. 빨치산 병력은 한때 5만여명에 이르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도 이들 빨치산들은 살아남아 반정부 투쟁을 벌였으며, 1950년대 후반 들어서야 완전 토벌이 이뤄진다.

유재성 직무대행에게 반란군과 빨치산들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과,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순국한 군인·경찰들은 어떤 존재인가. 민주당 호남 일부 의원들과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역사 뒤집기’가 한창이다. ‘여순항쟁 10.19 역사관’, ‘여순항쟁탑’이 세워지고 여순항쟁 기념 영화도 나왔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될 나라라는 게 이들의 기본적 인식이다. 대한민국의 건국 역사를 부정하는 좌파의 역사 뒤집기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독재자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세운 대한민국은 정당성이 없다, 그러므로 이승만 정권에 저항한 모든 세력들은 정의롭다’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국민들을 앞세운다. 대한민국의 건국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비극적인 제주 4·3 사건을 ‘항쟁’으로 바꾸고, ‘여순 반란’ 또한 ‘여순 항쟁’으로 뒤집기하려 한다. 김구조차 “대규모적 집단테러”라고 비난했던 여순 반란이 민주주의를 위한 항쟁이었단 뜻인가.

누구보다도 국가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경찰의 최고위직에 있는 자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 개탄스런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지난 19일 ‘여순 반란 사건’ 77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건을 촉발한 국방경비대(국군 전신) 14연대의 무장 반란에 대해 “부당한 명령에 맞선” 행위라며 사실상 합당한 항명(抗命)으로 평가했다. 그러자 김민석 국무총리의 형으로, 좌파인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는 “미국의 책임을 따져물을 때”라고 했다. 이러다간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아낸 국군 선혈들도 동포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사람으로 비난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두렵다. 여순 사건이 반란이 아니라는 경찰청장 대행의 발언은 도를 넘는 ‘코드 맞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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