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종(왼쪽) 신한라이프 사장과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각사 제공]
이영종(왼쪽) 신한라이프 사장과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각사 제공]

신한라이프와 신한카드가 신한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수익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비은행 1등을 굳건히 지켰던 신한카드가 올 3분기 누적 실적에서 신한라이프에 추월당하면서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맏형인 신한은행이 정부의 규제 등으로 '대출 중심' ·'이자 수익' 중심의 성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형제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은 그룹 전체의 실적을 끌어 올리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1%(474억원) 증가한 5145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70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는 △2022년 4494억원 △2023년 4724억원 △2024년 5284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을 고려할 때 올해 회계 마감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본업인 보험 손익에서도 회복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보험 손익은 5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다만 3분기 기준 보험 손익은 203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5.4%(104억원), 10.7%(196억원) 늘어났다. 3분기 누적 금융 손익은 178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는 그룹 비은행 계열사 중 3분기 누적 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 3분기 누적 순이익이 5000억원을 넘은 것도 신한라이프가 유일하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의 '톱(TOP)2' 전략이 빛났다. 이 사장은 올해 슬로건으로 'TOP2를 향한 질주, 밸류업 투게더(Value-Up Together)'를 제시했다. 세부 전략으로는 △고객 편의성 제고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영업 경쟁력 혁신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성과 확대를 내세웠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끊임없이 실행해 온 비즈니스 혁신과 TOP2 전략을 바탕으로 고객과 회사의 장기적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고객 만족을 위한 업무 혁신을 지속하고 견고한 내부통제 기반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한금융 비은행 실적을 이끌었던 신한카드 역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감소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3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6%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으나 건전성 개선 효과로 전 분기 대비 늘어났다. 신한카드는 2020년 연간 순이익 6000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2023년까지 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내수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아 최근 실적이 주춤한 상황이다.

올해 1월 취임한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체질 개선을 목표로 조직 슬림화,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효율'과 '속도'에 방점을 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지난 6월에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이 일반적으로 연말에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불어 상업자표시전용신용카드(PLCC)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영업 기반 확대를 노리고 있다. PLCC는 특정 브랜드 충성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어 카드사들이 앞다퉈 PLCC를 출시하는 상황이다. 신한카드는 배달의민족·카카오뱅크·넥센·코웨이 등과 협업하며 생활밀착형 카드를 연달아 내놨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한편, 본업인 페이먼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회원 기반의 양적 확대 및 마케팅 효율화를 통한 질적 성장 기조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이자 이익 증가 폭은 둔화하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신한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잘 갖추면서 리딩 금융 자리를 다투는 힘이 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대출 이자에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신한라이프와 신한카드의 실적 경쟁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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