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으로 논란을 빚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축의금과 관련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기업, 언론사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는 이 메시지는 최 위원장이 축의금을 돌려주는 과정 중 보좌진과 주고받은 내용으로 추정된다. [서울신문 제공·연합뉴스]
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으로 논란을 빚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축의금과 관련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기업, 언론사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는 이 메시지는 최 위원장이 축의금을 돌려주는 과정 중 보좌진과 주고받은 내용으로 추정된다. [서울신문 제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방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이 국정감사 기간 중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치른 딸의 결혼식 축의금을 둘러싼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내 전통 한옥 사랑재에서 자녀 결혼식을 가지면서 피감기관과 관련 민간기업 등에도 모바일 청첩장을 보냈다. 그런데 이 청첩장엔 축의금 계좌번호가 기재됐으며, 신용카드 결제 기능까지 포함돼 있는 게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 위원장은 “기업이나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지만 결혼식장엔 피감기관과 과방위 관련 기업들이 보낸 화환이 즐비했다.

또 지난 26일엔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 위원장이 보좌진과 주고받은 축의금 내역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메시지에는 대기업 관계자 4명, 지상파 방송 관계자 3명의 이름과 함께 각각 100만원이 적혀 있었고, 한 이동통신사 대표 100만원, 과학기술원 관계자 20만원, 종합편성채널 관계자 2명엔 각각 3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민간기업과 방송사의 생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국회 과방위원장이 국감 기간 중 피감기관 등에 청첩장을 보내고, 김영란법에 저촉되는 액수의 축의금을 받은 것이다. 최 위원장 측은 축의금을 되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한참 못미치는 것이다. 위원장이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100만원씩 받은 것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 경조사비(축의금+화환)를 10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저촉된다. 형법상 직권남용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 최 의원이 보좌진에 사적인 축의금 정리를 시킨 것도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 증식 과정에 약 6억원의 현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에 대해 본인 재혼시 축의금과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증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6월 자녀를 결혼시킨 이재명 대통령도 이해관계자가 광범위하다며 이해충돌이 없는지 축의금 명단·총액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민희 의원이 ‘권력자의 축의금 정가가 최소 100만원’이라는 사실을 인증했다”며 대통령 취임 직후 아들 동호씨의 혼례를 치른 이 대통령을 향해 “이 대통령 아들의 삼청각 결혼식은 하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축의금 계좌가 공개됐었고, 안 받았다는 얘기가 없는 것 보니 많이 걷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 보좌관 명의로 주식을 차명 거래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춘석 의원도 축의금으로 수억원을 모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청렴과 공정의 잣대는 공평해야 한다. 10·15 부동산 대책에서도 보듯 국민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권력자의 이중 잣대가 국민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결혼식 축의금은 권력자에게 주는 관행적 뇌물 성격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소관 상임위원장의 청첩장과 계좌번호를 받고도 축의금을 내지 않을 ‘간 큰’ 피감기관과 대기업들은 없을 것이다.만약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의원직 제명에 형사처벌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최민희 사태’를 그동안 권력자에 주는 관행적 ‘축의금 뇌물’을 근절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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