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른다고 그걸 압박해 비싸게 사고팔겠다는 걸 낮출 필요가 있나.” “세금은 국가 재정 확보를 위한 것인데, 다른 제재 수단(부동산 대책)으로 사용되면 정당성을 잃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5월 서울 서초·강남 지역 유세에서 부동산 정책으로 세금을 통한 수요 억압이 아닌, 공급을 늘려 적정 가격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며 대중 앞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이 오른다고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하는 방식이 아닌 공급을 늘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과거 민주당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원인은 ‘수요 억제 일변도’에 있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집값 안정을 유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집권과 동시에 내놓은 대책은 정반대다.
이 대통령은 6·27 첫 대책부터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에 들어간 강력한 수요 억제 대책을 내놨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다주택자의 대출은 전면 금지했다.
28차례나 대책을 내고도 집값 잡기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정권 초기부터 집값을 잡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주택 실수요자까지 대출이 막히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됐고 서울 아파트값은 6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집값 불안은 다시 이어졌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주택 공급 부족이 꼽히자 이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운 공공주도의 주택 공급을 골자로 하는 9·7 대책을 발표하면서 정책 기조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급 메시지는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두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다시 수요 억제로 정책을 선회하고 10·15 대책을 통해 규제 강도를 높였다.
대출 총량을 줄이고,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 규제를 더 강화했으며, 규제 지정 범위도 서울 25개구 전역을 넘어 경기도까지 확대했다. 수요 억제로도 불안했는지, 정부는 10·15 대책을 내놓자마자 세제 조치까지 거론되는 4차 대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 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를 거란 반신반의는 이제 점차 집값 폭등을 야기한 ‘문 어게인’으로 시장 심리가 굳어질 태세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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