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새민주 당대표, 지난 7월 李대통령 ‘사회적 참사 대표 사과’ 상기시켜

“불과 보름 뒤 대학생 고문에 목숨 잃어도 침묵, 현실 손놓다가 사후약방문”

“국민은 늑장대응 분노…세관 마약 의혹엔 ‘옥상옥 수사팀’ 초강경하더니”

“법사위는 대법원장 공격과 李 사법리스크 차단 몰두…국민 목숨보다 정략”

최고위원들 “안에선 아이들 유괴 1084건, 밖에선 대사도 없이 무책임 외교”

이낙연(NY)계 주축의 새미래민주당은 16일 캄보디아 현지에서의 한국인 피랍·사망 사태에 관한 정부 대응을 질타하며 “국민의 생명보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털어내기가 더 급한 듯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전병헌 새민주 당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메시지를 통해 캄보디아 한인 납치 관련 “현지 언론과 외신은 이미 1000명 이상의 한국인이 범죄조직에 연루되거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납치·감금·폭행이 이어지고 급기야 젊은 대학생이 고문 끝에 피살한 사건까지 발생했다”며 “국가의 첫번째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고 상기시켰다.

새미래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0월 1일 충북 제천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개최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 가운데 전병헌 당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갈무리>
새미래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0월 1일 충북 제천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개최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 가운데 전병헌 당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갈무리>

이어 “그러나 정부는 국민이 감금, 고문, 살해당하는 현실에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이제야 ‘합동대응팀 급파’, ‘조속한 송환’, ‘코리안 데스크 신설’ 외치며 호들갑떠는 모양새지만 사후약방문”이라며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 앞에서 ‘국민이 위협받을 때 그 자리에 없었던 국가’를 대표해 사과했다”고 짚었다.

그는 “그 장면을 국민은 생생히 기억한다. 그러나 불과 보름 뒤 캄보디아에서 대학생이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음에도 정부는 침묵했고 여당은 무심했다”며 “사법리스크 털어내기가 더 급한 모습이었다.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이 ‘늑장 대응’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대표는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캄보디아 내 한인 납치·감금 신고는 330건으로 역대급으로 폭증했다”며 “이쯤이면 외교부와 정부가 전면 대응했어야 한다. 여행경보 격상, 현지 수사공조, 피해자 보호 모두 당연히 선제적으로 이뤄졌어야 했으나 정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급기야 여당은 이번 사태마저 ‘전 정부 탓’이라며 발뺌에 급급하다”고 개탄했다.

여권을 향해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한 술 더 떠 국민의 안전보다 조희대 대법원장 공격과 대통령 사법리스크 차단(재판 개입)에 몰두하고 있다”며 “7월의 대통령 사과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는 현 정부의 책임’임을 스스로 인정한 선언이었다. 이제 와 남 탓할 명분은 1도 없다. 이번 사태는 단순 송환이나 일회성 수습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부·경찰·검찰·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이 수년간 경고를 무시한 이유, 언론과 1000만 관객 ‘범죄도시’ 영화까지 경고한 ‘죽음의 현실’을 왜 방치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엔 ‘옥상옥 수사팀’ 꾸리며 초강경 대응을 지시했으면서 정작 국민 생명이 걸린 캄보디아 사태엔 뒤늦은 질책 한마디로 끝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은 그 차이를 똑똑히 보고 있다. 국민의 목숨보다 정략이 우선되는 정부, 무능과 무책임이 낳은 참사를 면피로 덮으려는 권력 앞에 국민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해 있다”며 “국민의 생명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그 어떤 정치적 유불리보다, 생명과 안전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지금 필요한 건 변명이 아니라 책임이고 그 책임은 국민이 묻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당사에서 이미영 당 수석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지난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새미래민주당 당사에서 이미영 당 수석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한편 전날(15일) 지도부 회의에서도 높은 수위의 정부 비판이 나왔다. 이미영 수석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현안을 해결할 능력도 책임질 의지도 없다.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고 약자 앞에서만 강한 척한다”고 질타했다. 이근규 최고위원은 법사위의 대법원 압박을 ‘봉숭아학당’으로 꼬집는 한편 “사법리스크와 도덕적 결함, 공정성을 잃은 지도자가 나라를 어떻게 흔드는지 뼈아프게 경험하고 있다. 또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도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신재용 최고위원은 “지난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유괴 사건은 무려 1084건”이라고,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가 3개월째 공석이고 현지 공무원들이 사비를 털어 교민을 지원하는 열악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각각 짚었다. 그러면서 “안에선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고, 밖에선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에 어느 국민이 신뢰를 보내냐”고 비판했다.

황인수 특보단장은 “정부는 4000억원이 넘는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캄보디아에 투입하고도 이를 협력의 지렛대를 활용하지 못했다”며 전임 윤석열 정부와 현 정부의 동반 책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특히 외교부의 무책임한 대응은 심각하다”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 것”이라며 자국민 보호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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