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되더라도 ‘필요조건’…‘충분조건’ 충족돼야”
대통령실 “합의 안 된 상태서 협의 중이란 취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에 요청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 "별로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협의 중이라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에 미 재무부를 통한 통화스와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통화 스와프는 앞서 우리가 제안했고 미국이 이를 붙들고 있었지만, 미국 측에 의해 잘 작동(수용)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통화 스와프가 되더라도 이는 '필요조건'이며 다른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입장을 앞서서도 밝혀왔는데 그 부분에 진전이 없다"며 "재무부를 통한 통화 스와프에 큰 의미를 두거나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규모의 상한선을 두는 방식으로 통화 스와프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느냐'는 물음에 위 실장은 "재무부와 우리 사이의 통화 스와프는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진전이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다만 "세부 협의에 대해서는 (제가 가진 정보가) 업데이트가 다 돼 있지는 않다. 협상팀이 미국에 가 있는 만큼 상황이 가변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금의 구체적 운용 방안과 관련해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서는 전통적 방식대로 중앙은행 간 협약을 거치는 것이 아닌, 재무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미국 측이 원화를 구매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위 실장의 이번 발언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거론되는 통화 스와프 논의가 극적인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며, 관세 협상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중한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간담회 뒤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아직 양측이 합의를 하지 않았고, 협의 중이라는 취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미 관세협상은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주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혀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안소현 기자(ashright@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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