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이 결정된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이 결정된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서울 동부지검장과 백해룡 경정 간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백 경정이 제기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합동수사팀에 이재명 대통령이 백 경정을 참여시키도록 지시했는데, 두 사람 간 갈등이 가열되며 수사는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게다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은 증거도 제시되지 않은, 백 경장 개인의 황당한 의혹 제기 수준인데 이렇게 호들갑을 떨 일인가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합동수사팀으로 파견된 백해룡 경정은 출근 첫날인 16일 수사팀이 ‘불법단체’라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 지시로 수사팀에 파견됐지만, 정작 본인이 뜻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그러면서 “검찰은 수사 대상이다.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백 경장은 동부지검 파견 첫날인 15일 연차휴가를 내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임 지검장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은 이날 ‘알림’ 형태의 언론공지를 통해 “동부지검 합동수사팀은 모든 수사 과정에서 일체의 위법성 시비가 없도록 적법 절차를 엄격히 준수해 수사에 임하고 있다”는 반박 입장을 내놨다.

경찰 개인이 대통령의 지시를 대놓고 무시하고, 검찰에도 공개 반발하는 것은 처음 본다. 국민들 사이에선 공직자의 기강이 이토록 땅에 떨어진 것인가라는 개탄이 나온다. 백 경정은 2023년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인천세관 공무원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으나,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검찰, 경찰 등 고위 간부들로부터 수사를 축소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수사팀에 속했던 경찰들은 세관원들이 편의를 봐줬다는 백 경정의 주장을 뒷받침한 것은 마약 조직원의 진술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관세청은 경찰이 지목한 세관 직원들은 당일 연가로 근무하지 않았거나 해당 동선의 출입 기록이 없었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백 씨가 유튜브 등에서 자신이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마약 수사를 덮었다며 한 데 대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했다.

임 지검장 또한비리나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보다는 ‘정치 검사’의 성향이 짙다는 평가다. 지난 8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안을 비판하면서 봉욱 민정수석, 이진수 차관 , 노만석 대검 차장, 성상헌 법무부 검찰국장, 김수홍 검찰과장 등을 ‘검찰 개혁 오적’으로 지목해 큰 파장을 낳았다. 정 장관은 임 지검장에 대해 정치적 언행을 자제하라며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수사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수사까지 하게 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백 경정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내란 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 수입 사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백 경정 말대로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면 그는 피해자이므로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에 따라 수사에서 제외돼야 한다. 또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이 지휘 감독할 수 있다. 대통령이 법을 어겨가며 임 지검장과 경찰에 수사를 지시한 셈이다. 임 검사장과 백 경정의 설전은 블랙 코미디 같은 것으로,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민생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이런 짜증스런 일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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