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조달방식 의견 접근
달러 대신 원화 투자 기반 거론
대통령실, 구체적 내용엔 신중
경주 APEC 전에 마무리될 듯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핵심 쟁점이던 대미 투자 자금 조달 방식과 관련해 양국간 이견이 좁혀지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과물이 나올 경우 이번달 말 개최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빛을 발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관건은 ‘원화 투자’ 성사 여부다.
대미협상단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관리예산국(The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OMB)을 방문해 협상을 진행한다.
이는 실무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OMB 논의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미 간 관세협상에 있어 주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혀 나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정부 측은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는 대미 투자 펀드 실행과 관련, ‘원화 기반 투자’ 방식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이 요구한 3500억달러 규모 투자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절충안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리 측에서 제시한 ‘수정안’에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우리 측의 요구가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이미 아르헨티나(200억달러 규모), 싱가포르(600억달러 규모)와도 유사한 형태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간담회에서는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싱가포르처럼 이미 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한미 간 통화 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덜레스공항 도착 직후 “지금은 아주 빠른 속도로 조율하는 단계”라며 관세 후속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있음을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외환시장 관련 여러 부분에서 미국 측과 상당 부분 이해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경주 APEC 전에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은 구체적 내용 공개에는 신중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에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제안한 바 있지만 진전이 없다”며 “어떠한 타결이나 방향성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협상 내용에 대해) 얘기를 할 순 없다. (과정을 말하는 것도) 협상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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