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카카오·케이뱅크 비대면 접수 중단… KB·우리·농협 그대로
고가주택 한도 축소·DSR 강화에 실수요자 ‘대출 절벽’ 우려 확산
"계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네요. 창구에 유선으로 대출 관련 상담을 부랴부랴 진행했어요. 이러다 수도권 집값 기준이 15억원이 될까 두렵습니다."
10·15 가계부채 관리대책 시행 첫날인 16일, 일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조정에 들어갔다. 수도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담대 접수를 사실상 중단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대출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하나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이날부터 새 대책에 맞춰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은 별도로 비대면 주담대를 막지 않고 있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대출 접수가 막히며 사실상 주담대 업무가 중단됐다.
신한·하나은행은 10·15 부동산 대책의 개편안 반영을 위한 조치라며 "빠른 시일 내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은행들은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와 '9.7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전산 시스템 반영을 위해 비대면 대출 창구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발표한 '10·15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른 것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와 고가주택 대출 한도 축소가 핵심이다. 15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최대 대출 한도가 기존 6억원에서 4억원, 일부는 2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DSR 산정 시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도 상향되면서 사실상 대출 가능액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해 수도권 고가주택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며 "대책 시행 전날까지 관련 문의와 접수가 몰리면서 영업점이 상당히 혼잡했다"고 전했다.
이날도 일부 고객들은 유선으로 규제 전후 차이를 문의하거나, 기존 계약 승인 건에 대한 조건 변동 여부를 확인하곤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평소와 비교했을 때 특별한 변동은 없지만 추가적인 대출 문의, 기존에 계약했던 고객들의 창구 방문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15억원 이하 주택 거래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상승과 DSR 강화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까지 대출심사 문턱을 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도 나온다. 계속해서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 심사 강화가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무리한 차입을 억제하면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수요가 위축되지 않도록 세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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