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안 생기게 만들고 장 담그면 돼”

“공무원들의 고정관념이 경제성장 족쇄”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사진) 대통령은 16일 공무원 사회의 관료화와 이에 따른 고정관념이 경제성장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낡은 규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공직자들은) ‘일단 돼’라는 쪽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 참석해 “공직자들은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공무원이 미리 답을 정해놓고서 ‘이건 안 돼’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며 “금지해야 하는 것만 아니면 웬만큼 다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일단 안 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일단 돼’라는 쪽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해관계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규제만 할 게 아니라 잘 조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바로 정부 역할”이라며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경제 활동이 활발해져야 하며, 이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는 바로 규제 합리화”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료화가 진행되면 고정관념이나 기성관념에 의해 권한을 행사하게 되고, 이런 부분이 현장에서 족쇄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가 관성에 따라 규제를 유지 또는 강화하는 일이 계속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아울러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어떤 규제 해제와 국민의 생명·안전 또는 개인 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충돌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위험하니 아예 하지 말자’고 결론 내리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구더기가 생길 것 같으니 장을 담그지 못하게 하자는 것인데, 그러지 말고 구더기가 생기지 않게 보완 장치를 철저히 하고 장을 잘 담가서 먹으면 되지 않나”라며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규제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태양광 시설 설치 과정에서 주거지역과의 거리에 대한 제한을 풀어줄 경우, 동네 사람들은 흉물이 설치됐는데 이익을 보지 못하고 반대로 소수 업자만 혜택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러면 주민들이 (시설 설치를) 환영할 수 있도록 혜택을 함께 나누면 된다”고 예시를 들었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는 “문화 영역에서는 규제가 많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통제 필요성도 있는 영역”이라며 “K팝이나 K드라마 등 산업 경쟁력이 정말 놀라운 수준이지만, 낡은 방송규제 등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분야의 규제 합리화에 관해 얘기한 데 이어 오늘은 바이오·재생에너지·문화산업 규제 합리화를 논의할 텐데, 현장 얘기를 충분히 듣고 위험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안소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