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외교부에 협조 요청

42년간의 수형 생활 뒤 1990년대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안학섭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카페 누구나(nugun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3국인 러시아나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송환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42년간의 수형 생활 뒤 1990년대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안학섭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카페 누구나(nugun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3국인 러시아나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송환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비전향장기수 안학섭(95) 씨가 이번에는 제3국인 러시아 또는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그는 42년간의 수형 생활 뒤 지난 1990년 출소했다.

안씨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 또는 중국을 경유해 조선으로 가겠다”면서 “제3국을 통해 가는 것은 통일부 관계자들이 먼저 입으로 꺼냈던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송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지 벌써 세 달이 넘었다”면서 “정부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고 해놓고 여태껏 아무런 답변이 없다. 내가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 측은 지난 7월 통일부 관계자와 만난 비공식적 자리에서 ‘제3국 경유 북한행’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준혜 송환추진단 공동집행위원장은 “통일부는 공식적으로 어떤 얘기도 우리에게 한 적이 없다”면서도 “다만, 비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통일부 관계자가) ‘제3의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 방법이 제3국이 포함된 것이라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송환추진단에 따르면 제3국을 경유한 안씨의 송환과 관련한 협조 공문이 지난 14일 통일부와 외교부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또한 주한 러시아대사관과 중국대사관에는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보냈다고 송환추진단 측은 설명했다.

해당 공문에는 인천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평양으로 가는 방안과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비용은 추진단이 전액 부담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교부에는 러시아, 중국 정부에 대한 입국 비자 발급 등을, 통일부에는 북한과의 공식 협의 창구 개설 및 송환 관련 실무 합의 추진을 요청했다.

송환추진단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공항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적 공동단장은 “티켓팅도 하고 여권도 발급받아서 공식적으로 해외로 출국하는 형태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양호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