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기적출 여부 확인 항목 중 하나”
“부검 시기 현지 당국과 협의, 최종 결정”
국과수 법의관·경찰관 입회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에 대해 장기매매 피해 여부에 대한 현지 부검도 진행된다.
경찰은 현지에서의 공동 부검을 통해 범죄 경위와 사인 등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시신에 가해진 외력과 함께 장기훼손 여부를 조사·확인할 계획이다.
16일 경찰청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원들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 박모(22)의 부검 절차를 현지 의료기관에서 진행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법의관 1명과 보건 공무원 2명, 경찰청 본청과 경북경찰청 소속 수사관 등이 부검 과정에 입회한다.
이에 앞서 경찰은 공동 부검을 위해 캄보디아 법원의 승인을 받았고, 국과수 부검팀이 단독으로 집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부검 일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캄보디아 당국과 최종 협의를 거치게 된다.
부검 항목 중에는 내부 장기 적출 여부도 포함돼 있다. 현지 범죄조직에 의한 장기매매 피해 여부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관련 사실이 확인된 게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검 결과는 공식 통보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도 공유될 예정이다. 현지에서 부검과 화장을 거친 박 씨의 시신은 한국으로 송환된다.
숨진 박 씨는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부 목격자는 그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가까스로 캄보디아에서 탈출한 이들은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보코산 지역은 캄보디아 현지에서도 사실상 마지막 범죄 수렁으로 불린다”며 “여기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은 인근 국가로 인신매매되거나나 장기 밀매 조직에 넘겨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씨의 출국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은 국내 대포통장 모집 조직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모집책 중 박 씨와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인 홍모(20대) 씨가 검거, 구속기소돼 11월 중에 재판을 받게 된다. 경찰은 또 금전 흐름과 통신 기록 분석을 통해 추가 연계자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종 조사결과를 종합해 정확한 범죄 경위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hy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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