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年 5만톤서 110만톤 규모로 성장
인듐·안티모니·게르마늄 등 탈중국 가속화
통합공정 기술력으로 전략금속 세계 ‘우뚝’
해외 방문 많아…“최윤범 회장 깊은 관심”
울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최윤범 회장도 지난달 방문해 게르마늄 공장 건설 부지를 직접 보시고 착실히 준비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당부했다. 전략 금속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승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 부사장은 지난 14일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가진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간담회에서 “50여년을 비철제련 회사로 기술을 탄탄히 가져왔다. 이제는 새로운 제련 분야, 새로운 소재 분야에서 앞으로 50년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현재 주력 제품인 아연, 연, 동 등의 핵심 비철도 중요하지만 인듐, 안티모니, 텔루륨, 게르마늄 등의 가치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 광물 공급망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1974년 설립돼 4년 뒤인 1978년 온산제련소를 세웠다. 온산제련소는 연간 아연 5만톤 생산으로 시작해 현재는 아연 65만톤, 연 46만톤, 금 18톤, 은 4000톤, 안티모니 6000톤 등 총 110여만톤의 전략 소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 같은 역량을 앞세워 최 회장은 지난달 경제 사절단으로 미국에 방문해 세계 최대 방산 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 부사장은 “록히드마틴이란 회사를 듣기만 해왔다. MOU를 맺을지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점차 대우를 받은 것 같다. 온산제련소 내 게르마늄 공장 신설을 빠르게 진행해 2028년 상반기부터는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온산제련소에 직접 가봤다. 입구에서부터 그 거대한 크기에 압도당했다.
이 제련소에는 모든 제련 과정을 통합해 원료 중 함유된 유가금속의 회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력이 도입됐다. 예를 들어 연(납) 주조 공정은 3개 공장에서 진행되는데, 주조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슬라임에 함유된 금, 은 등의 귀금속도 분류해 해당 주조 공장으로 보내 제품화한다.
공정에서 나오는 모든 재료를 버리거나 옮기지 않고 모두 한 자리에서 만들어낼 수 있도록 라인을 최적화 한 것이 이 제련소의 핵심 경쟁력이다.
록히드마틴과의 거래를 성사시킨 새 게르마늄 공장 부지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회사는 기존 폐수처리장으로 사용되던 폰드(연못)을 매립해 공장을 짓고 있다.
폐수는 폰드가 아닌 탱크화 해 처리해 환경 기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최 회장은 최근 방문해 임원들과 공장 신설 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고 한다.
주력 생산 제품인 아연 공장에서는 최종 생산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이 공장을 온산제련소의 시작을 함께 한 곳이다. 크게 슬라브, 다이캐스팅, 점보 아연괴로 구분되는데 포스코·현대제철 등에 납품된다고 한다.
슬라브 제품은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의 부식을 막기 위한 도금용으로 활용되는 순도 99.995%의 고순도 제품이다. 다이캐스팅 제품은 차·기계 등에 들어가는 부품에 사용된다.
점보 아연괴는 그 외 다양한 제품에 합금 형태도 사용되는데, 한 예로 중형 SUV 1대에 점보아연 16㎏가량이 들어간다고 한다. 모든 아연괴는 고객사마다 원하는 제품 스펙과 형태가 달라 이에 맞춘 몰드(틀) 교체를 통해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인듐 공장에서는 주조 과정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력이 직접 액체화 된 인듐을 붕어빵 기계와 같은 몰드에 붓는데, 온도가 150~200℃ 정도로 높지 않아 1분 내외면 굳어 제품화된다.
완성된 인듐 제품은 영화 속에서 본 금괴와 유사한 모양으로 1개당 5㎏, 가격은 개당 250만원이라고 한다. 현재 연간 150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제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에 사용된다.
방연 제품에 주로 쓰이는 안티모니 제품도 직접 봤다. 1개당 20㎏,로 48개 묶음(1톤) 가격이 7300만원가량 한다고 한다. 미중 무역 분쟁 여파에 올 초 대비 6배나 오른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그만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안티모니는 절반 정도가 내수로 소비되고, 그 외는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한달 생산량은 400톤으로, 하루 10개정도가 생산된다. 안티모니 희소금속 회수 기술은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심사 중에 있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배터리 핵심소재 기술인 전구체 원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선정됐다. 최근엔 아연 제련 공정에서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신규지정으로 행정예고 됐다.
모든 원료는 울산항 인근에 있는 온산항 고려아연 전용부두(3부두)에서 벌크선을 통해 들어온다. 이날 투어에서도 약 3만톤급 규모 벌크선의 하역 작업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약 3일간 작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주로 남미에서 점성이 많은 흙 형태로 원료가 들어온다.
김 부사장은 “몇 년 전부터 해외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고 있다. 지난달엔 미 FMC(전직 미 연방 의원들로 구성된 비영리 민간 외교 단체) 멤버들이 방문했다”며 “전략 금속을 얼마나 공급할 수 있고, 언제부터 생산할 수 있는 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미국 내 공급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 내에서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과 함께 비철 분야까지 4개 주력산업이 됐다”며 “지역사회와 국가에 일조하는 기업으로 더욱 탄탄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jwj1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