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향후 5년간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로 2200억달러(약 306조원)의 손실을 볼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에 강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같은 시장 대전환기에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런 '특허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의약품의 적응증을 확장해 독점권을 연장하고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대사성지방간염(M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케로 테라퓨틱스를 최대 52억달러(약 7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주력 의약품의 특허 공백을 메우고,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시기를 맞아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존슨앤드존슨 부사장을 역임한 송영주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5'(BIX 2025)의 '특허절벽을 넘어, 차세대 블록버스터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한국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절벽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며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 고문은 "최근 몇 년 간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빅파마와의 특허 소송에서 더 많이 승소했다"며 "이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가 더 빨라지고 글로벌 기술 수출이 확대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고문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시밀러 허가 기간을 기존 406일에서 295일까지 축소 계획을 발표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정부는 당국이 안전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면제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의 허가 절차 단축과 임상 면제 검토는 업계의 비용·시간 부담을 줄이는 긍정적 신호다. 다만, 임상 축소가 안전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음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와 신뢰 확보 사이의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바이오시밀러 분야 해외 인재를 한국으로 영입하는 정부 차원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파마벤처스의 대표 제시 유는 "최근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활약을 보이는 것은 훌륭한 인재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선 투자 비용 확대와 우수 인재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이미선 기자 already@dt.co.kr

조슈아 호프하이머 법무법인 시들리 파트너 변호사(왼쪽부터), 코지 시노자키 노바티스 헤드, 송영주 태평양 고문, 제시 유 파마벤처스 대표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IX 2025의 ‘특허절벽을 넘어, 차세대 블록버스터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세션 진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이미선 기자.
조슈아 호프하이머 법무법인 시들리 파트너 변호사(왼쪽부터), 코지 시노자키 노바티스 헤드, 송영주 태평양 고문, 제시 유 파마벤처스 대표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IX 2025의 ‘특허절벽을 넘어, 차세대 블록버스터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세션 진행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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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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