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 한국에자이 제공
레켐비. 한국에자이 제공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치매 신약 '레켐비'(사진·성분명 레카네맙)가 국내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처방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신약에 대한 수요 증가로 치매 진단제 기업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레켐비 누적 처방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레켐비 처방은 출시 시점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9개월간 총 1만3719건에 달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직접 제거하는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로, 경도인지장애와 경증치매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나이에 비해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졌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다만 경도인지장애 중 일부는 치매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경증 치매는 치매의 초기 단계로 인지 기능의 저하가 뚜렷해져 일생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다. 물건을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해 자주 잃어버리면 경증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레켐비는 2주마다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한다. 환자는 병원에서 1시간 가량 맞아야 한다. 해당 치매 신약은 알츠하이머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레켐비의 임상 3상 결과, 투여 18개월 시점에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일상생활기능 저하를 37%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악화도 26% 지연시켰다.

업계는 치매환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레켐비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는데 1인당 약값이 연간 3000만~5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치매환자 수 증가로 병원에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60년에는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수가 332만5602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의 약 4배에 이르는 수치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제 '레켐비 아이클릭'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 받았다. 이에 국내에서도 피하주사제가 도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켐비 수요 증가로 치매를 진단하는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켐비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여부를 확인하는 'PET-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듀켐바이오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 사용되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레켐비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평균 3회 이상의 진단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듀켐바이오의 뉴라체크와 비자밀은 알츠하이머의 진단에 사용되는 PET-CT용 방사성 조영제로,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을 시각화해 병리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PET-CT 는 자기공명영상(MRI) 보다 영상 정밀도가 높아 활용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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