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진입 시점 따라 이해관계 달라
자체 결제시스템 도입해 수수료 부담 해소도
애플 “지난해 韓 앱스토어 거래 규모 270억 달러”
식물 방통위도 문제… 과징금 처분 지지부진
구글과 애플 앱 마켓의 인앱결제를 둘러싼 국내 게임 업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두고 "앱마켓 사업자가 독점정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과,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러는 사이 빅테크 플랫폼의 고율 수수료를 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게임 업계의 이런 입장차는 각 업체마다 다른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일찍 들어온 업체들은 인앱결제 덕분에 세계 시장에서 급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시장 성숙 단계에 진입한 중소 업체들은 너무 비싼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억울해 한다. 특히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 역량이 있는 대형 게임사들은 불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수수료를 아끼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들은 자체 시스템 결제 고객에게 혜택을 부여하며 인앱결제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러는 사이 고율 수수로 시정을 요구하는 중소 게임사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중소 업체들의 줄기찼던 요구가 최근 점점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국내 모바일 앱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데 자신들이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에 따르면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발생한 결제 규모는 1조3000억달러 수준이다. 이 중 한국에서의 결제는 27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270억달러 중 90% 이상은 개발자와 기업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한다. 인앱결제 수수료도 앱스토어에 입점한 앱 중 85%가 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마크 리 애플코리아 사장은 "한국 개발사 중 87%는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지 않으며 수수료를 부담하는 개발사 중 대다수는 15%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수수료 30%는 큰 개발사 일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는 게임 업계의 호소와 15% 정도만 받는다는 애플의 주장 모두 맞는 얘기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애플은 중소 게임사를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꾸준히 인하해줬다. 그러나 일부 게임사들은 30% 수수료를 내고 앱마켓의 상단에 자신들의 게임을 올린다.
외국에서는 유럽연합(EU), 인도, 브라질 등이 인앱결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도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구글과 애플의 고율 수수료를 "절도행위"라고 비판하며 각종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2022년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시행해 방송통신위원회는 2023년 구글과 애플에게 각각 475억원,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둘러싼 정치 싸움이 거세지면서 방통위의 의결 기능이 멈춰섰고, 양대 플랫폼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하지 못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방통위가 이미 심의안을 마련하고도 2년 가까이 과징금을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방미통위가 신설된 만큼 신속히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U에선 애플의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82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한국은 글로벌 사례 및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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