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실직자 많아져

역대 최장기간 지급액 1조원 상회

구직자 1인당 일자리 21년 만에 최소

지난 9월 16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제8회 항공산업 잡 페어(취업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16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제8회 항공산업 잡 페어(취업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자리 수가 크게 줄면서 구직급여(실업급여)가 사상 처음으로 8개월 연속 1조원 넘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올해 누적 구직급여 지급액은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9월 기준 21년 만에 가장 적다.

1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673억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9%(1048억원) 늘어난 것이다.

구직급여는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월 1조원 넘게 지급됐다. 이는 역대 최장 기간이다. 이전 기록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구직급여가 7개월 연속 1조원 넘게 지급된 적이 있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9조6303억원이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피보험자가 늘고 구직급여 지급액 단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지난달 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000명(10.0%)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2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4000명(4.0%) 늘어났다.

고용서비스 통합플랫폼 ‘고용24’를 이용한 9월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00명(3.5%) 감소했다. 신규 구직 인원은 지난달 37만8000명으로 3만7000명(10.8%) 늘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 배수는 지난달 0.44였다. 이는 전년 동월(0.50)보다 크게 낮은 수치로, 9월 기준 2004년(0.43) 이후 최소치다.

9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64만1000명이다. 전년과 비교해 19만1000명(1.2%)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가입자가 21만9000명 늘었으나, 제조업과 건설업 가입자는 각각 1만1000명, 1만8000명 줄었다. 제조업은 수출과 경기 부진, 건설업은 업계 불황이 주된 이유다.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1090만명으로 보건·복지를 중심으로 공공행정, 개인서비스, 전문과학 등의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4000명으로 자동차, 의약품, 식료품,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했으나 금속가공, 섬유, 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 전기장비 등은 감소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4만9000명으로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2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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