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가 자산운용 업계에 만연한 '상장지수펀드(ETF) 베끼기' 문제에 대해 "'압도적 대형사'와 중소형 운용사의 동반 성장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15일 신한자산운용 ETF 순자산 10조원 돌파 기념 간담회에서 "시장에서 반응이 좋으면 이기적으로 똑같은 상품으로 눌러버리는 형태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이날 기준 255조원을 넘어섰다. 5년 전 48조원에서 5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이중 180조원 이상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하고 있다. 조 대표가 말한 '압도적 대형사'는 해당 운용사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ETF에 참여한 지 4년 만에 1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며 "이미 시장에 수백개의 상품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빈 곳을 노려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월배당과 선제적인 트렌드 주도 등 상품 혁신을 10조원 돌파의 핵심 원동력으로 꼽으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카피 상품' 문제를 들었다.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 상품이 성공을 거둔 다음에 상위 운용사들이 바로 카피 상품을 내놓는 견제가 굉장히 강했다"며 "카피 상품을 만들어서 (브랜드 파워로) 훨씬 많은 자금을 모으는 견제들이 있었고, 물밑에서는 방해 작업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품 카피 문제는 업계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새로 시장에 진입하고 싶어하는 회사도 있지만 언제나 상위사들의 강한 경제가 쉽지 않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관행적으로, 상도덕 차원에서 생각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 운용사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룸을 줄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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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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