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 급증에 국제시세 대비 1돈 11.4만원↑

한국거래소‧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4만원 가격차

[미리캔버스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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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 금에만 ‘웃돈’이 붙었다. 한국에서 금 한 돈을 사기 위해서는 국제시세보다 11만원 이상 돈을 더 줘야 한다. 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며 여전히 국내 금값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KRX금시장보다 싼 가격에 금을 살 수 있는 거래소가 주목받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순도 99.99%·1㎏ 단위 인출 상품 기준)은 1g당 21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국제 금 시세는 18만9300원으로 국내 금값이 약 16% 더 비싸다.

100g 단위로 인출이 가능한 미니금은 22만5000원으로 1㎏단위보다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금이고 모두 주식처럼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지만, 인출 최소 단위만 다른 금이 다른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투자자들이 실제 인출까지 고려해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과 국내 금 모두 같은 상품이지만 가격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가치가 고정된 것이 아닌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KRX금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지난 1월 195㎏에서 지난달 801㎏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는 꾸준히 1400㎏ 이상씩 거래되고 있다. 이날 거래량도 1668㎏에 달했다.

KRX금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수요도 국내 금값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 ETF인 ‘ACE KRX금현물’에는 지난 8월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해 해당 ETF에 순유입된 자금만 1조원이 넘는다. 금현물 ETF에 들어온 자금은 결국 금 현물 매수에 사용된다.

반면 공급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정된 공급사업자만 금을 공급할 수 있고, 금을 수입하더라도 필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거래소가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프리미엄은 더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금 선물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금의 ‘김치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KRX금시장 가격이 결국 국제 금 시세에 수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투자자 유의 안내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국내 금 가격 상승률이 글로벌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금값은 15만6840원에서 21만9900원으로 40.2% 상승한 반면, 국제시세는 15만6180원에서 18만9270원으로 21% 상승하는데 그쳤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까지 겹치며 국내 금값 상승률은 더 가팔라졌다.

반면 국내에서 금을 거래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장인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비단)에서는 ‘프리미엄 상승률’이 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단의 ‘e금’은 15만8100원에서 20만9600원으로 32.5% 상승했다. 비단의 ‘e금’은 KRX금현물처럼 주식처럼 0.01g 단위로 거래하다 100g 단위로 인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금 현물 보관 장소만 차이가 있다. 같은 단위 인출이 가능한 KRX 미니금과 비교하면 비단의 경쟁력은 더 높아진다.

특히 현물을 인출해 보유하기 위한 투자자라면 같은 100g의 금을 비단에서는 2096만원에 살 수 있지만, KRX금시장에서는 이보다 156만원 높은 2250만원이 필요하다.

시장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마다 자산의 가격이 다른 것처럼 KRX와 비단에서도 투자자들의 호가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다른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라며 “비단의 인지도가 비교적 낮고, ETF 수요 유입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같은 금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남석 기자(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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