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기준 5개월 만의 최고치 기록
중국, 美 자회사 제재 예고에 시장 불안 ↑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급등세를 멈췄던 원·달러 환율이 14일 미중 갈등 재점화로 다시 1430원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이 재점화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환율이 당분간 1420~1430원대에서 등락하다, 대외 변수가 악화할 경우 1460원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25.8원)보다 5.2원 오른 1431.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9일(1437.3원)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0.7원 오른 1426.5원에 출발해 오전 한때 1431.7원까지 상승한 뒤 1430원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13일)에도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며 환율이 장 초반 1434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5월 2일(1440.0원)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은 1420원대 후반으로 밀렸다. 외환당국은 당시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시장 쏠림 가능성을 경계하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안심리는 하루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날 오후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중국 상무부는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은 이들 기업이 미국의 '301조 조사'에 협조해 자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301조 조사'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해운·물류·조선업 관련 무역 조사로,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발표 직후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도 연동해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미·중 갈등 장기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수출입 기업의 결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데다, 대미 투자 관련 환전 수요와 외국인 자금 흐름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중간 무역 갈등 이라는 뜻밖의 악재가 생기면서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420~1430원대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4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이 예상했던 밴드 상단인 1420~1430원 수준에 도달했으며, 당분간 이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대외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1450원대, 2024년 말 고점이었던 1480원대까지 리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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