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과대평가’ 지적
“사회 전체 분위기·판단 바꿔야”
불안 심리 잠재우긴 어려울듯
이재명(얼굴) 대통령이 세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을 앞두고 강한 어조로 ‘부동산 거품 붕괴론’을 제기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폭탄 돌리기’에 비유하며 과거 일본처럼 거품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과 관련해 “너무 과대평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투자수단이 부동산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투자 수단도 많아지고 있고 자본시장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등 부동산 가격에 낀 거품이 일본의 버블 붕괴 사례처럼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 등 다른 시장으로 이동시킬 정책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1980년대 기업과 개인이 대거 대출을 끌어 부동산 투자에 나섰는데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도쿄 도심 집값이 80% 가까이 급락하며 부동산 거품으로 고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이게 폭탄 돌리기 하는 것 아니냐.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일”이라며 “생산적 금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투자도 합리적으로 길게 보고 하도록 사회 전체의 분위기, 판단을 바꿔야 한다. 준비 잘하고 있느냐”고 했다.
금융권 자금 흐름을 미래 전략 산업과 신성장·혁신 벤처기업 등 기업 투자로 유인하는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장관에게는 “정보 왜곡을 통해 시장 교란이 일어나거나 비정상 가격이 형성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나라가 망할 일이다. 그런 각오를 갖고 계시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허위·과장광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범람한다고 한다. 심지어 부동산 시세조작도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며 “이런 행태는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시장교란 행위로, 마땅히 엄격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하는 것보다 고가의 한 채를 선호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주택자에 과도한 공제 혜택, 자산시장 과열로 자금이 쏠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지적하는 질문에 “그런 부분에 문제의식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심해지면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중심으로 수도권 상승세는 이어지고 지방은 약세를 보이며 아파트값 격차는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불안 심리를 진압하기 위한 포석을 깐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불안 심리와 집값 상승 기대감을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자금의 원활한 분배를 위해 부동산 외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유도하려 한다”며 “다만, 현재 자금이 시장에 많이 풀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만큼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나 가격 상승 기대는 꺽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다솜·윤상호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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