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상 선정 소감 회견 중인 모키어 교수. 에번스턴 일리노이주 AP=연합뉴스
노벨경제상 선정 소감 회견 중인 모키어 교수. 에번스턴 일리노이주 AP=연합뉴스

2025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한국경제는 걱정할 것 없으며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면 된다’고 밝혔다.

모키어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미 시카고 근교 에번스턴시 노스웨스턴대 캠퍼스에서 노벨상 수상 소감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 해법에 관한 한국 취재진 질의에 “한국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다”며 이처럼 답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은 1950년대 매우 낮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기적적으로 성장한 부유하고 평화로운 국가”라며 “내가 걱정하는 국가는 북한, 미얀마 등과 같은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경제사학자인 그는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성장을 정체시킬 수 있는 우려 지점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국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경을 개방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키어 교수는 “이곳 청중 가운데 일부는 한국산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을 텐데 그들은 한국산 차를 나쁜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진짜 형편 없는 자동차를 보고싶다면 ‘트라반트’를 몰아보라”라고 유머를 섞어 말했다.

냉전시기 동독에서 생산된 차량인 트라반트는 형편없는 품질과 내구성으로 악명이 높았던 차량이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은 인구통계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그것(성장)이 지속될 수 없는 특별한 이유를 보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모키어 교수는 인공지능(AI) 발전이 인류에 위협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AI가 인류를 멸종으로 몰아넣고 지구를 장악할 것이란 생각은 사람들이 디스토피아 공상과학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기 때문”이라며 “그런 종류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작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주장을 인용하며 “AI는 사람들을 더 흥미롭고 더 도전적인 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모키어 교수를 비롯해 필리프 아기옹(69), 피터 하윗(79) 등 3인을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혁신이 어떻게 더 큰 진보를 위한 원동력을 제공하는지 설명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모키어 교수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 경제학과 역사학을 공부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노스웨스턴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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