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500만, 캄보디아 텔레마케터 구해요”…청춘 홀리는 ‘죽음의 덫’

돈을 벌 목적으로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범죄조직에 의해 죽임을 당하거나 실종된 청년들의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온라인에선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내세워 캄보디아 출국을 부추기는 글들이 청년들을 꾀고 있다. 한 동호회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13일 오후 “고수익 일자리”라며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일할 ‘TM(텔레마케팅) 직원’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평균 월급이 1500만∼3000만원에 달하고, 지난달 한 직원은 한달만에 4500만원을 받아 갔다”며 “벌 수 있을 때 빠르게 벌고 내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고 유혹했다. 최근 급증하는 한국 청년층 대상 범죄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듯 “감금·폭행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은 없고 쓸데없이 그런 의미 없는 짓을 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회사 운영진들은 오직 같이 일해서 서로 돈 많이 벌자는 ‘윈윈’ 마인드뿐”이라고 큰소리쳤다. 이 사이트만 해도 이날 하루 ‘고수익 일자리’를 앞세워 해외에서 일할 ‘텔레마케터’를 찾는다는 구인 글이 스무건 넘게 올라왔다. 자칫 이런 미끼성 글에 낚여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탔다가는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범죄에 연루돼 감금·고문을 당하게 된다는 게 최근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한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선 전날 “일자리를 구한다”는 메시지에 “통장 3개와 모바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하고 캄보(디아) 올 수 있느냐. 월 500(만원) 드린다”는 답장이 따라붙었다. 대포통장 모집책인 게 거의 분명해 보이는 내용이다. 불안을 느끼는 네티즌들 사이에선 ‘건당 40만원 지급’이란 조건과 함께 “캄보디아에 서류 가져다주실 분 찾는다. 비행기 표는 저희가 왕복으로 발급해드린다”는 당근마켓 구인 글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로 알려졌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문제의 구인 글은 지난 5월 게시돼 확인 뒤 12분 만에 삭제됐다”며 “해외 취업 구인 글은 전면 금지해 자동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조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경기에 몸과 마음을 다친 청년들이 이런 허무맹랑한 미끼에 절대 현혹돼선 안 된다”며 “당국도 엄정 수사와 함께 수상한 구인 글들을 신속하게 삭제·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