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시장의 둔화 우려에도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북미 보조금의 종료로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현지에 발빠르게 확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력과 테슬라와 제너럴럴모터스(GM) 같은 핵심 고객사 덕분에 충격을 최소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6999억원과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4.1% 증가한 수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은 365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358억원이다.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은 국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이는 북미 ESS 생산에 따른 매출 확대가 수익으로 본격화된 영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17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ESS 롱셀 양산을 본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분기에는 미시간공장의 램프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의 중국산 ESS 배터리 관세로 58%를 부과한 만큼 북미에서 유일하게 비중국 현지 생산 체계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에도 ESS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올해 가동 예정이었던 스텔란티스, 혼다 합작공장 유휴 케파를 ESS로 전환해 현지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대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배터리 수주 잔고는 약 100GWh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북미 전기차향 물량 감소는 피할 수 없었지만, 고객사인 테슬라와 GM이 각각 미국 1위와 2위를 기록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구매 수요가 몰려 일시적으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을 겨낭해 출시한 6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L'의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가 실적 감소분을 상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의 모델3와 사이버트럭 듀얼모터, 사이버트럭 등에도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얼티엄셀즈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 배터리를 공급받는 쉐보레 이쿼녹스 전기차가 미국에서 테슬라를 제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로 자리 잡기도 했다. 전기차 매체 일렉트렉은 올 3분기 이쿼녹스 전기차가 2만5000대 이상 판매됐다고 집계했다.여기에 애플의 정보통신(IT) 신모델 출시에 소형 원통형과 파우치 배터리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며 흑자에 힘을 보탰다. 올해 하반기에도 테슬라 베를린 기가팩토리 증산이 예정돼 있어 올해 4분기까지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자원 재배치와 비용 효율화를 통한 고정비 부담 최소화 등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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