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6.05포인트 하락한 3584.55로 장을 마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포인트 오른 860.49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6.05포인트 하락한 3584.55로 장을 마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포인트 오른 860.49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한미 관세협상 지연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외환당국이 1년6개월 만에 구두개입에 나섰고,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며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원 오른 1425.8원에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9일(1437.3원) 이후 약 5개월 반 만의 최고치다.

한미 관세 협상 지연과 미중 무역갈등 확대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환율 급등으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됐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과 한미 간 관세협상 불확실성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서자 외환당국도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양 기관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 중동 정세 불안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9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코스피 현물을 5거래일 연속 사들이던 외국인이 이날 매도 전환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4월 미중 갈등 당시 환율이 1487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올해는 내국인의 미국 주식 매수가 주춤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에는 금리발 충격이 컸지만 이번에는 미국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했고, 달러화 강세 폭도 제한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APEC 정상회의에서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4월과 같은 급등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6.06포인트(0.72%) 내린 3584.55에 마감했다. 장중 3520선까지 밀렸지만 개인 투자자의 1조3896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986억원, 4979억원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미중 관세 노이즈로 인한 약세는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조언한다. 현재 코스피는 펀더멘탈보다 도덕적 해이에 가까운 센티멘트 장세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했기 때문에 경기둔화 우려가 재점화되며 연준의 완화적 대응 기대는 확대됐고 유동성이 낙폭을 제한해줄 수 있는 환경”이라며 “조정시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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