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장관, “주한미군, 한반도 대북억지력 목적”
美육군장관 “北中 위협에 매우 중요”…安 “동의 못한다”
주한미군 역할을 놓고 한미 양국 국방당국이 이견을 노출했다. 미국은 북한 핵과 더불어 중국발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은 대북 억지력에 방점을 찍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3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한미군 전력 현대화의 주요 목적을 질의하자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은 한반도 대북 억지력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상은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 2일 방한한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이 “북한과 중국 모두 중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수십년 동안 지속돼온 한미 동맹은 두 위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결을 달리한다. 그는 연 1300만 생산되는 중국 ‘드론’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안 장관은 강 의원이 드리스콜 장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중국에 대응해 다자협력 및 집단방위를 강조한 데 대해서도 “대한민국 입장에선 한반도와 북한 위협에 대해 최우선적 목적을 두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그는 중국의 전략무기가 한미동맹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엔 “중국이 전승절 때 보인 신무기 체계에 대해 한반도나 역내에 여러 가지 복합적 위협 요소인 건 당연하고 거기에 대해 대비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능력을 갖췄다고 보는지, 러시아로부터 여러 기술력을 제공받았다면 실험한 동향이 있는지’를 묻자 “아직 판단하기는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국과 방위비 협상 시 우리 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도록 요구할 수 있다면 방위비 증액 요구에 응해야 하는지’에 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협의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9·19 군사합의 연내 선제적 복원을 위한 사격훈련·실기동훈련 중단’ 주장이 정부 입장이냐고 물었다. 안 장관은 “그렇지는 않다”며 “(통일된) ‘원 보이스’를 낼 수 있도록 부처 간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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