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 뛸 때 수익률 10% 안돼
괴리율 커 투자자 이익실현 제동
아웃컴 종료기간 축소 등 개선을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선보인 '버퍼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비교지수 상승률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률을 방어하기 위한 옵션의 시간가치 영향으로 실제 지수와 ETF 수익률이 차이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높아진 괴리율과 얼마 남지 않은 상승 여력 등으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3월 'KODEX 미국S&P500 버퍼 3월 액티브'를 설정한 이후 지난 9일까지 S&P500 지수는 19.21% 상승했지만, 해당 ETF의 수익률은 9.64%에 그쳤다.
삼성운용이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버퍼형 ETF는 옵션 전략을 통해 일정 수준의 손실을 방어하는 상품이다. 최초 설정일 기준 약 10%까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당시 해당 ETF를 사고 1년 뒤 지수가 20% 하락했다면, 투자자의 실제 손실은 10%가 된다.
손실이 제한되는 대신 상승 한도(캡)도 존재한다. 삼성운용은 설정 당시 약 16%의 상승 캡을 설정했다. 지수가 1년간 30% 올라도 실제 투자자의 수익 상한은 16%가 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올해 S&P500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남아있는 옵션의 시간가치 영향으로 실제 지수 상승률보다 ETF 수익률은 더디게 상승한다.
다만 설정 이후 6개월이 넘은 시점에서 비교지수와 실제 수익률이 10%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보이면서, 투자자의 이익 실현에도 제한이 걸렸다.
특히 지난 4월 뉴욕증시가 하락할 당시 지수 하락과 수익률이 비슷한 시점에 하락하고, 상승시보다 이격이 좁게 나타난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중도 이탈이 어려워졌다.
지난 6월 추가로 상장한 'KODEX 미국S&P500 버퍼 6월액티브' 역시 참조자산 상승률(13.20%)을 크게 밑도는 7.4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운용 측은 비교지수와 ETF 수익률 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0%p 수준의 캡 역시 아웃컴기간 종료 시점인 내년 3월 전까지 대부분 좁혀질 것으로 봤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설정일에 ETF를 샀다고 가정하고 내년 3월 지수가 15% 오른다면, ETF 수익률도 결국 15%에 수렴할 것"이라며 "온전한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아웃컴 기간 종료일까지 보유해야 할 뿐 예상보다 갭이 더 벌어지거나 하는 특별한 이슈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3월 이후 이미 S&P500 지수가 크게 오른 만큼, 해당 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진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기준 3월 상품의 ETF 잔여 캡은 6.14%, 버퍼진입 잔여는 -8.79%다. 버퍼진입 잔여는 손실 완충이 시작되기 전에 투자자가 미리 감수해야 하는 손실의 양이다.
현 시점에 해당 ETF를 산다면 최대 수익률은 6.14%로 제한되는 반면 8.79% 하락까지는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 삼성운용 역시 현 시점에 해당 상품의 신규 진입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S&P500 상승과 상품 구조로 해당 상품은 사실상 신규 진입이 전무한 상황이다. 지수 상승이 본격화한 지난 6월과 7월 이 상품에서만 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고, 최근 6개월간 개인 투자자는 해당 상품을 5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 운용사가 이 같은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상품 구조가 어려워진 만큼 투자자에게 충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 상승률과 ETF 수익률이 꽤 벌어졌지만, 삼성운용 말대로 내년 3월까지만 해당 갭을 줄이면 문제가 없다"며 "다만 이 같은 내용을 투자자가 제대로 인지했는지, 운용사가 실제 약속한 내용을 모두 지킬 수 있는지는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버퍼형 상품의 아웃컴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줄이는 등 새로운 구조로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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