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벤슨 마포점’. 이전 다른 점포들과 달리 비(非) 대로변에 위치한 점이 특징이다.  [박순원 기자]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벤슨 마포점’. 이전 다른 점포들과 달리 비(非) 대로변에 위치한 점이 특징이다. [박순원 기자]

프리미엄 브랜드의 배신일까, 외연 확대일까?

한화 3남 김동선 부사장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이 강북 골목 상권으로 외연을 넓힌다. 그간 압구정동 갤러리아 등 강남권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온 전략과 달리, 유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생활형 상권으로도 눈을 돌리며 소비자 저변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런 전략을 통해 업계 1위 배스킨라빈스 시장 점유율을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간 구축해 온 ‘프리미엄’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다음 달 서울 마포역 인근에 벤슨 새 점포를 연다. 이 점포는 이전 다른 매장들과 달리 비(非)대로변에 있는 소형 매장이다. 벤슨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전략본부 총괄 부사장이 기획과 출시를 주도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마포점은 지난 5월 브랜드 론칭 이후 7번째 매장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그간 압구정 한화갤러리아 명품관 등 강남권 백화점과 복합몰 입점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인공 유화제를 배제하고 100% 국산 원유를 사용하는 콘셉트를 내세워 ‘고급 아이스크림’ 이미지를 공고히 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마포점 출점을 계기로 기존 마케팅 노선에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전과 달리 골목상권 입지에 매장을 내며 일상 유동 인구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의지를 보여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생활형 상권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만큼, 브랜드 정체성 유지가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러스쿱크리머리 관계자는 “프리미엄 콘셉트로 출발했지만, 점차 대중적인 이미지로 폭을 넓히려는 의지가 크다”며 “다양한 지역에 벤슨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도록 검토 중이며, 매장 확장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와 함께 홍대 상권 공략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4월 홍대입구역 인근 지상 8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약 875억원에 통매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 건물을 강북권 핵심 거점으로 리뉴얼해 식음료 브랜드 복합 공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빌딩에는 벤슨 외에 파이브가이즈 입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가이즈는 김 부사장이 전무 시절 국내 도입한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로, 김 부사장의 승진 명분이 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 빌딩을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테스트배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벤슨이 초기 런칭 단계에서 프리미엄 콘셉트를 각인시킨 만큼, 이제는 MZ 상권으로 이동해 브랜드 저변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강북 확장 과정에서 기존의 고급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시장 반응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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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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