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에게 콘텐츠 차별점 어필해도 부진

서브컬처, 국내 게임업계 장르 다각화 핵심인데

외면받고 사라진 서브컬처 장르 K-게임 수두룩

호요버스 비롯 중국 게임사, 매년 기대작 쏟아내

중국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 공식 이미지. 호요버스 제공
중국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 공식 이미지. 호요버스 제공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서브컬처 장르에 도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공 사례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호요버스를 비롯한 중국 게임사들은 연이어 흥행작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을 소위 '주무르고' 있다.

국산 서브컬처 장르 게임들이 콘텐츠적인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팬층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서브컬처가 모바일 게임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은 국내 게임 업계에 악재로 다가온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몇 년 전부터 서브컬처를 업계 트렌드로 내다보고 이 분야에 앞다퉈 뛰어들기 시작했다. 서브컬처 팬덤의 높은 충성심이 장기적인 서비스로 연결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과거 신작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면 초반에 반짝 성과를 냈지만, 지속성이 부족했다.

이런 단점을 서브컬처 게임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서브컬처 게임은 다른 모바일 게임과 달리 인기 캐릭터의 업데이트 혹은 대규모 업데이트마다 성적이 반등한다는 특징이 있다.

심지어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진행하는 '주년 특별방송'은 게임 이용자들이 기다리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게임에서 이탈했던 이들이 캐릭터를 비롯한 콘텐츠 전반에 대해 매력을 느끼면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서브컬처 게임들이 오랜 기간 서비스해도 인기를 유지하곤 한다.

이러한 패턴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 '승리의 여신: 니케', '브라운더스트 2'처럼 일단 궤도에 오르면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지만, 신작임에도 과거처럼 '반짝 성과'마저 거두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처럼 한국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장르 신작들이 맥을 못 추고 있지만, 중국은 매년 기대작을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붕괴3rd', 2020년 '원신'으로 대박을 낸 호요버스는 2023년 '붕괴: 스타레일', 지난해 '젠레스 존 제로'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히트를 쳤다.

이러한 가운데 호요버스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2년 연속으로 '호요랜드'를 개최, 3만2000명을 불러모으며 서브컬처 장르에서의 장악력을 보여줬다. 행사 기간 동안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장 일대는 사람으로 가득했으며 외부에 마련된 부스에서도 우산을 들고 줄을 서는 이들이 많았다.

호요버스가 지난 9~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연 '호요랜드' 행사 방문객들이 우산을 쓴 채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호요버스 제공
호요버스가 지난 9~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연 '호요랜드' 행사 방문객들이 우산을 쓴 채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호요버스 제공

호요버스는 원신, 스타레일, 붕괴 등 인기 지식재산(IP) 5종을 오프라인으로 선보이며 게임 팬덤과 교류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팬덤을 더욱 단단하게 굳힌 모양새다.

호요버스 작품 외에도 지난해 출시된 중국 게임 '명조: 웨더링 웨이브' 역시 잘나가고 있다. 역시 중국 게임인 '이환', '무한대'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K-게임은 애니메이션 IP 기반이 아니면 이목을 끌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을 살펴보면 중국 대작들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아직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양질의 개발 인력풀을 기반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어 이용자층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 기존에 중국 게임을 하던 이용자 입장에선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다면 한국의 신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다른 게임업계 인사는 "국내 게임사들은 지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들과 비슷한 서브컬처 게임들을 내놓기보다는 작게라도 뚜렷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고 시장을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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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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