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000억원 규모 조성 예정이었으나 1200억원

낮은 수익률로 투자 집행 더뎌…조성액 절반 이상 남아

K-콘텐츠 모태펀드 조성·투자 현황. 정연욱 의원실 제공
K-콘텐츠 모태펀드 조성·투자 현황. 정연욱 의원실 제공

K-콘텐츠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K-콘텐츠 펀드 예산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예산이 꾸준히 증액됐음에도 실질적인 투자로 연결된 경우가 드물어서다. 풀뿌리를 가꾸고 K-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결성 및 투자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올해 3500억원을 투입해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출자한 금액은 지난 7월까지 850억원에 불과했으며 자펀드(민간출자) 380억원 진행에 그쳤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자펀드 선정 및 결성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펀드 결성이 더딘 건 손익을 따지기 쉽지 않은 분야인데다 앞서 조성된 K-콘텐츠 펀드의 투자금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2023년 4485억원 조성, 2559억원 투자 △지난해 6800억원 조성(2829억원 투자)해 지난 2년간 남은 투자금이 5888억원에 이른다. 이는 펀드 조성액의 절반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청산된 K-콘텐츠 수익률. 정연욱 의원실 제공
최근 5년간 청산된 K-콘텐츠 수익률. 정연욱 의원실 제공

투자금 집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 낮은 수익률이 꼽힌다. 최근 5년간 청산된 K-펀드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글로벌 콘텐츠가 -16%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제작초기 -10% 게임 -9%, 한국영화 -4% 등으로 모든 부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연욱 의원은 “내년에는 9000억원(전년 펀드 조성 대비)을 조성·투자해야 하는데 올해 펀드 조성도 이제 15%를 넘긴 상황”이라며 “문체부는 K-컬처 300조 운운 하면서 예산 늘려 대박 기회를 찾는 거보다 콘텐츠 펀드 현 상황 파악과 투자금이 집행되지 못한 투자 환경 개선·수익률 제고 등이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남아 있는 투자금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 예산만 투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정책 추진에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욱 기자(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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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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