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협업물·자체 AI 서비스 단계 적용
챗GPT 이용편의성 외 차별화 관건
15년 만에 야심차게 카카오톡을 개편한 후 홍역을 치른 카카오가 오픈AI와의 협업 결과물로 반전을 노린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최신 버전인 '챗GPT-5'를 연동해 채팅창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서비스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차갑게 식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화면을 섣불리 도입했다 거센 비판을 받았던 만큼, 챗GPT를 얼마나 쓰기 쉽게 카톡 내에 녹여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4분기 중 기존 메신저 기능 중심의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는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공들인 오픈AI와의 협업 서비스를 이달 중 선보이고, 자체 AI 브랜드인 '카나나' 서비스를 카톡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용자의 대화 내용에서 필요한 정보를 먼저 안내하고, 텍스트와 이미지·영상을 동시 생성하는 기술과 한국어 기반의 맥락 이해 성능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올 2월 카카오가 오픈AI와의 협업을 공식화한 뒤 이들이 내놓을 서비스에 관심이 모아졌다. 전국민이 이용하는 카톡과 글로벌 1위 AI인 챗GPT의 컬래버레이션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카카오는 챗GPT 기반 서비스를 카톡 내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카톡 메뉴에 챗GPT 앱을 추가해 채팅 중에도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채팅창 상단에 챗GPT 아이콘을 배치해 대화와 생성 콘텐츠를 즉시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앱 전환 없이 연결해 실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카톡에서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막히지 않은 출퇴근길을 카카오맵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상황에 맞는 음악을 추천받아 멜론으로 들을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국 챗GPT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000만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5배가량 증가했다. 이런 인기 AI 서비스를 카톡에 녹여 더욱 편하게 쓸 수 있게 하는데 성공한다면 카톡은 국민 메신저 지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챗GPT를 카톡과 결합시켜 '일상의 AI'를 구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챗GPT 기능을 카톡에 추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카카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카카오가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인 만큼 이번 결합을 통해 이용자의 생활 전반에서 챗GPT의 이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3일 이프카카오 행사에서 "앞으로는 '카톡 해'라는 말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의 가능성을 경험하라'는 의미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톡이 친구탭 업뎃의 실패를 딛고 AI 플랫폼으로 변신할 수 있을지 4800만 이용자가 주목하고 있다.
임성원 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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