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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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가격 자율화’가 확산하면서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판매 가격이 3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아직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브랜드들도 줄줄이 인상 행렬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어 외식 물가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중심으로 치킨 한 마리 권장 소비자 가격이 치솟고 있다.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 가맹점(서울 지역)의 90% 이상은 권장 소비자 가격보다 주요 메뉴 가격을 올려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각 가맹점에 가격 책정을 강제할 수 없어 가격 인상을 막지 못하고 있다. 가맹사업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12조에 따르면 가맹본부(본사)는 가맹점 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 상대방, 거래 지역이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서울 주요 지역에선 가맹본사가 본사의 소비자 권장가를 유지하면서도 배달앱(배달 메뉴)에서 일제히 2000원가량 올리는 형태로 가격을 인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같은 치킨 브랜드에서도 지역·점포·배달앱별 가격이 제각각이 된다.

교촌의 경우 허니콤보가 2만5000원 올랐고, 자율 자격제를 먼저 도입한 bhc의 콰삭킹 콤보는 2만7000원, BBQ 마라핫은 2만8000원이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들 치킨 브랜드 한 마리 가격은 3만원을 넘게 된다.

올해 치킨업계 가격 인상을 보면 아아이더스에프앤비가 지난해 12월 30일 기점으로 푸라닭 치킨 브랜드 10종을 최대 1000원 올린 것으로 시작으로, 지코바치킨이 4월 모든 메뉴 가격을 2500원 인상했다.

지난 3월엔 배달앱 수수료 부담 명목 아래 ‘이중 가격제’를 자담치킨(4월)이 처음 도입하면서 매장과 배달앱의 가격 분리가 시작됐다. 이후 bhc(5월)가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가격 결정권을 넘기는 ‘자율가격제’에 나서면서 배달 가격의 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교촌치킨은 지난달 중순부터 순살 메뉴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 또 교촌치킨은 그간 순살 메뉴를 전부 닭다리살로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가슴살과 혼합한 형태로 만들기로 했다. 닭다리살은 육즙이 많고 부드러워 가슴살에 비해 선호되는 부위인데, 이를 줄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 가격의 경우 치킨에 주로 쓰이는 9-10호 닭고기 기준 지난 2020년 1월(3000원) 3000원대 돌파 이후 2023년 3월 5308원까지 오르다 하락세로 전환해 지난해 11월 2692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상승하며 10월 4일 기준 3462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제품 판매가 인상을 지양해달라는 메시지를 내고는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프랜차이즈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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