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들 특허 만료 앞두고 ‘기술 주권’ 시급

‘CDOS 밸리’로 권역별 바이오 메가클러스터 구상

“청년 인재 육성·생태계 기반 튼튼해야 경쟁력 확보”

이명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지난 2일 충북 청주 오송에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승구 기자
이명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지난 2일 충북 청주 오송에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강승구 기자

이명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의 특허 만료가 3~5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이 한국 바이오 업계가 기술개발을 집중적으로 해야 할 ‘골든타임’입니다.”

트럼프발(發) 관세 여파 속에서 국내 바이오 업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글로벌 빅파마의 특허 유효기간이 끝난 의약품을 로열티를 주고 사와 생산·판매하는 등 복제약 중심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빅파마들의 특허 만료가 3~5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제는 자체 기술로 새로운 특허 경쟁에 나설 적기를 맞고 있다.

이명수(사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12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서기 위해선 앞으로 5~10년이 기술 개발과 특허 경쟁의 결정적 시기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위치한 재단은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비임상지원센터 등 인프라를 구축해 입주 기업 지원을 맡고 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이사장은 ‘준공무원’의 자세로 국내 바이오 산업 육성에 힘써왔다. 그는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도스(CDOS) 밸리’ 구상을 제안했다. 개별 지역 단위의 한계를 넘어, 권역별 메가 네트워크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CDOS는 천안·아산(C), 대전 대덕연구단지(D), 오송(O), 세종(S)을 의미한다. 천안·아산의 연구·벤처 인프라, 대덕연구단지의 기초연구와 바이오 벤처, 오송의 클러스터와 식품의약처 등 6개 국책기관이 가진 인허가 테스트베드 강점, 세종의 테크노파크까지 연결하는 구상이다.

이 이사장은 “충북연구원에 용역을 맡기고 시도지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라며 “혼자 앞서간다고 해서 글로벌화에 성공할 수는 없는 만큼, 권역별로 손을 잡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재단을 이끌며 임직원들에게 ‘글로컬 청바지’ 전략을 강조했다. 글로벌+로컬, 청년 바이오 인재 육성을 내걸고 지역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며 청년 인재 양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청년들이 의대로 몰리는 현상이 개인적으로는 이해되지만, 국가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과 청년 바이오 인재 육성은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벤처들은 아이디어 단계에서 자금과 기술의 한계로 인수·합병(M&A)에 내몰리는 실정이다. 유망 기업을 국내에서 키우지 못하면 결국 더 비싼 값을 주고 다시 사 와야 하는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명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제공]
이명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제공]

이 이사장은 “좋은 아이템이 국내에서 연구개발(R&D)과 임상, 제품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육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오송의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비해 인재 확보가 쉽지 않고, 제품 인허가를 마친 뒤 다시 서울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아 장기적인 산업 육성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학교 문제로 이곳에 정착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고, 문화·복지 혜택과 접근성도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며 “정부가 이에 대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인재 육성과 산업 생태계 기반이 튼튼해야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해외 진출 여건도 녹록지 않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에 공장을 두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 대해 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는 “세계 무대에 진출하자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에 걸맞은 여건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15일 텍사스 메디컬 센터(TMC) 대표가 방문해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진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에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며, 해외 진출은 제품 완성 이후가 아니라 R&D 단계부터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글·사진=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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