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와 최고 낙폭을 동시에 기록했다. 유동성 장세와 화폐가치 하락 등으로 상승 랠리를 펼쳤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재점화되며 한 순간에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추가 보복 조치 여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0시 비트코인은 1BTC당 10만97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300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은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 7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0일 일시에 폭락했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도 각각 17%, 20% 떨어졌고, 솔라나와 도지코인은 가격이 23%, 26% 내려왔다.

지난주 초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였다. 전 세계 유동성 확대 추세에 힘입어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고, 화폐가치 하락 우려가 더해지며 가상자산 시장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주식과 금, 가상자산까지 동반 상승 랠 리가 이어졌다.

이 같은 '에브리싱 랠리'를 멈춘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 재개를 선언하자 모든 자산의 가격이 일시에 급락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100% 추가 관세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 카드로 맞불을 놨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관세 휴전 연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던 시장은 곧바로 얼어붙었다.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다음 달 양국의 관세 휴전 기간 종료를 앞두고 터진 악재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새 1만8599달러(일 최고가-최저가)가 움직였다.

하루 낙폭은 7%에 불과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지며 역대 가장 큰 변동성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등장 이후 일간 변동성이 1만달러를 넘은 것은 5일에 불과했지만, 올해만 두 차례 발생했다.

두 번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가에 상호관세 부과를 시사했을 때도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 넘게 휘청였다. 이어 또 한차례 폭락이 발생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도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7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9일과 10일 1억8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비트코인에도 4일간 27억달러 넘게 순유입됐지만, 10일 순유출세로 돌아섰다.

주요 코인들은 한 차례 폭락 이후 일부 낙폭을 회복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다음 달 1일 전까지 중국의 추가 대응 여부에 따라 변동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놨지만, 희토류라는 결정적 카드를 꺼낸 중국과 중국의 추가 조치에 따라 미국의 대응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온 만큼 남은 20여일 동안 양측의 발언 하나가 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미국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한 가운데 무역전쟁까지 재점화하며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정책 변수 중심의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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