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일주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친구가 갑자기 밥을 산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주식을 8만원대에 매수했다가 4만9900원까지 떨어져 우울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간만에 10만 전자 돌파를 눈앞에 두니 기분이 좋다면서요.
최근 꾸준히 주식 투자를 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연일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코스피 3600시대가 열렸기 때문이죠.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3% 오른 3610.60으로 마감했습니다. 사상 최초로 코스피가 3610선을 돌파했어요.
연휴 기간 불어온 미국발(發) 인공지능(AI) 모멘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 종목 중심으로 코스피가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삼성전자는 다시 9만 전자가 됐고, SK하이닉스는 42만원선을 돌파했어요.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보고서도 연이어 나왔습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급이 팍팍해지고 있는 메모리 업체 입장에선 이번 사이클이 더 길고 강력하게 지속할 가능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메모리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업종을 등에 업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무난하게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다수였어요.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예정됐다는 논리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며 “3분기 잠정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들어 60% 이상 치솟은 코스피 상승 랠리에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이 ‘코스피 5000 시대’ 전망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습니다.
JP모간은 한국 증시 전략 보고서를 통해 “지배구조 개혁과 주주환원 확대, 자본효율성 개선이 맞물릴 경우 코스피는 12개월 내 4000~5000선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글로벌 완화 기조와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어진다면 코스피 5000 돌파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죠.
JP모간은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특수관계자 거래 축소로 인한 리스크 감소 △자사주 매입 급증 △대차대조표 효율화와 투자자본이익률(ROIC) 개선을 꼽았어요. 업종별로는 메모리 반도체, 금융, 산업, 지주사에 대해 ‘비중 확대(OW)’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헬스케어와 기타 기술주는 ‘비중 축소(UW)’로 제시했어요. 배터리, 자동차, 인터넷, 소비재는 ‘중립(Neutral)’으로 평가했습니다.
제 주변에는 반도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더라고요. 이번 상승장은 ‘반도체’가 주를 이뤘기에 실감하지 못한 투자자들도 꽤 많았습니다. 실제로 비(非) 반도체 업종 중 LG에너지솔루션은 9.9% 떨어진 35만9500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01%나 내린 142만원에 거래를 마쳤어요.
시장의 중심이 다시 반도체로 옮겨가는 것 같네요.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추세를 따를지, 균형을 지킬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일듯합니다. 단기 모멘텀에 올라타는 것도 전략일 수 있지만, 반도체 외 산업의 회복 가능성과 리스크 분산의 중요성 역시 간과해선 안될 것 같아요. 저도 내년부터 다시 시작하려던 주식 투자를 조금 더 당겨서 해볼지 고민해 봐야겠어요.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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