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예정돼

경주 APEC 전 조기 인사 유력

AI·리밸런싱·로봇 등 강화 예상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대기업들의 인사 태풍이 이르면 이달부터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첫 인사인 만큼 대대적인 쇄신과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인 인사가 예상되고 있으며,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전사 ‘리밸런싱’을 효과를 노리는 인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에 따른 시장 다변화 등 후속 조치와 로봇·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석유화학의 사업 고도화와 더불어 그룹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트롤타워 구축 등의 구상을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현대차그룹·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추석 연휴 이후 이르면 이달부터 연말 사장단·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경주서 열리는 APEC 2025를 앞두고 조기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5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전 부회장은 작년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 쇄신 작업을 거친 후 올 하반기 테슬라·애플로부터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따내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내년부터 가시화 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지 여부가 연임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TV·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뗄 지가 주목된다. 다만 글로벌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TV사업 경쟁력이 중국의 추격과 조직의 노쇠화 등으로 인해 예전만 못하다는 점에서 투 톱 체제로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MX사업부장을 겸하는 노태문 사장이 TV·가전을 주력하고, MX사업부장에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의 전자·금융·EPC(중공업 등)으로 쪼개진 컨트롤 타워를 하나로 뭉치는 재건 작업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특히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상황에서 AI 열풍에 따른 그룹 사업 전체의 혁신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전체적인 사업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SK의 경우 작년부터 시작한 주요 사업 ‘리밸런싱’ 작업이 올해 ‘운영개선 2.0’으로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이제 본격적인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적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2021년 이후 끊긴 부회장급 인사도 관전 포인트다. HBM 초기 시장을 장악하면서 또 한번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주도하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부회장 1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유심 해킹 사고 등의 홍역을 치룬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다변화와 대미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사업 재편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AI·로봇·자율주행·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신사업에서로 조직재편 등이 예고된다.

UAM 사업을 책임졌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신재원 사장은 지난 8월 사임해 한국 본사와 외부 출신을 놓고 새로운 리더십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대미 전략의 경우 작년말 외국인 첫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의 선임과 함께, 싱크탱크 수장에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인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올해는 미 대관 부서의 확장과 함께 한국 본사의 인사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의 경우 최근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마친 만큼 내달 중 인사가 날 것이란 예상된다.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중심으로 한 인사 배치가 중심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계열사 중에서는 핵심인 LG전자가 인도 법인 상장과 함께 최근 TV사업부를 시작으로 전 부서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만큼, ‘선택과 집중’을을 위한 인사 재배치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그룹 전체적으로 AI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기 간 연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가전과 스마트폰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는 삼성전자처럼 TV와 생활가전을 유사한 통합 AI 콘트롤타워를 만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외에도 그룹 차원에서는 최근 계열사의 미 조지아주 구금 사태 등의 여파에 대미 대응 강화를 위한 해외 대관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HD현대는 올 12월 출범 예정인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통합 법인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선제적인 연쇄 조직 재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한화·글로벌, 한화엔진, 한화파워시스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리조트부문·에스테이트부문) 등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인사폭은 크지 않지만, 대신 연말 추가 임원 인사로 차세대 젊은 경영진 발굴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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