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범 넉달이 겨우 지난 이재명 정부가 벌써 세번째 부동산 대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불안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6·27 대출규제에 이어 9·7 공급대책을 내놓았지만 ‘반짝 약발’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6·27 대책은 문재인 정부 때 28 차례나 이어진 부동산 대책의 대출 규제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강력했다. 그런데도 서울 아파트 상승 속도는 문 정부의 첫 대책인 ‘6·19 대책’ 때보다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정부는 ‘패키지 후속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한층 조이고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부동산 중과세 카드도 저울질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세제 강화 대책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토부 장관이 세제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건 조금 맞지 않지만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8월 20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 오면 집값 안정을 위해 ‘세금 카드’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했지만 김 실장은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거 복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보유세 등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이 추가적인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물밑 논의 중인데 세율이나 공제·과세표준 체제를 뒤흔드는 세법 개정보다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또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에 무게가 쏠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집값이 좀체 안잡히는 근본 이유는 ‘학습효과’에 따른 인플레 심리 때문이다. 노무현·문재인 등 ‘돈풀기’ 정책을 선호한 진보 정부때 그 후유증으로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엄청난 ‘자산 격차’를 낳았다. 국민들은 민생소비 쿠폰 지급에만 13조9000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한 이재명 정부가 4년동안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58%로 늘릴 것이라며 과거 진보정권때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는 정부가 내놓은 공급 확대책에 대한 신뢰 부족이다. 지난 9·7 공급대책은 윤석열 정부때 만든 3기 신도시를 ‘확실하게’ 착공하고, 공기업인 LH를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정부의 호언장담을 그대로 믿는 국민들은 드물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는 양치기 소년이 된지 오래인 것이다. 셋째는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문제인데도 서울시와 대책회의 한번 안하는 정부의 오만이다. 야당 출신이 서울시장을 맡고 있더라도 정부와 서울시는 국민들의 고통을 줄어줄 수 있도록 수없이 머리를 맞대야 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은 문재인 정부가 5년만에 보수에 정권을 내준 결정적 원인이다. 보유세를 늘리는 강압적 정책만으론 결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이재명 정부도 부동산 중과세 등 수요 억제에만 집중했다간 문 정부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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