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처음으로 20% 넘어
KB·신한, 유상증자 단행 등 요양 사업 투자 확대
삼성·하나는 요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음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 사업에 뛰어든 생명보험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업계 1위' 삼성생명도 본격적으로 참전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51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를 기록했다. 고령인구가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령 인구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해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생보사들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종신보험 수요 감소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생보사들은 요양 사업을 통해 중장기적인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요양 사업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이 이끌었다. 금융지주들은 특화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니어 고객을 모으는 상황이다. 이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앞세워 맞춤형 자산 관리부터 요양·상속에 이르기까지 토탈 케어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생보사 중에서 요양 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은 KB라이프다.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앞세워 요양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 수원시 광교 신도시에 프리미엄 요양 시설 '광교 빌리지'의 운영을 시작했다. 위례, 서초, 은평에 이은 KB골든라이프케어의 네 번째 요양시설이다. 또한 평창 카운티를 비롯해 강동·위례·은평 데이케어센터도 운영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강동 빌리지 개소가 예정됏다.
신한라이프는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앞세워 요양시설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말 하남 미사 요양시설 개소를 앞두고 있다. 현재 분당 데이케어센터 1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산 해운대, 서울 은평 등에도 시니어 시설을 준비 중이다.
투자도 적극적이다. KB라이프는 지난 6월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금 지원에 힘입어 시설,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역시 지난달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한번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시니어 케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시니어 케어 사업의 단계적 확대 및 추진 속도에 따른 시설, 서비스 확충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생보사들 역시 요양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지난 8월 100억원을 출자해 요양전문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를 설립했다. 같은 달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해 온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 운영권도 양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삼성노블라이프에 3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4225억원 규모의 삼성노블카운티 토지와 건물도 삼성노블라이프에 현물출자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요양 사업을 전담하던 '시니어리빙 태스크포스(TF)'를 시니어 비즈팀으로 격상하는 등 준비를 이어온 만큼 요양 사업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도 지난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중 시니어리빙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생명은 지난 6월 자회사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하나생명의 요양 사업은 하나금융 내 하나금융공익재단이 2009년부터 운영해 온 하나케어센터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한다.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 첫 요양시설은 경기 고양시 일대에 구축할 예정이다.
요양 사업은 토지 매입 등 설비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골든라이프케어는 57억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신한라이프케어는 순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생보사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요양 사업을 접근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브랜드의 신뢰도를 갖고 요양 사업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시니어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인구 구조의 변화로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부분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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