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신고 기업 약 50만개, 순이익 ‘0’…코로나때보다 많아져

작년 법인세 신고 법인 47만개 이상, 당기순이익 0 이하 통계집계 후 최대 증가…코로나19 때보다 많아 지난해 법인세 신고 기업들 가운데 순이익이 한 푼도 없었던 곳은 약 50만개로 관련 통계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이 나빴던 코로나19 때와 비교해도 이익을 내지 못 한 기업 수가 더 많아졌다.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넘어 흑자를 기록한 기업 수도 사상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9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작년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 중 당기순이익 0 이하인 기업은 47만1163곳으로 전년보다 4만5933곳 늘었다. 증가 폭만 보면 2012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컸다. 또,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1년(4만4394개)보다 더 많이 늘었다. 작년 전체 신고법인 105만8498곳 가운데 순이익을 내지 못한 법인의 비중도 44.5%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순이익 0 이하 법인 비중은 2019년까지 40%를 밑돌다 2020년 40%대로 증가한 뒤 2021년 42.4%까지 상승했다. 이후 2022년 41.9%, 2023년 41.3% 등 2년째 하락했다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컸던 기업들 또한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신고한 법인은 3776곳으로 전년보다 296개 감소했다. 순이익 100억원 초과 법인은 통계 집계 이후 매년 늘었지만 지난해 처음 감소세를 기록했다. 전체 신고법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0.39%)보다 하락한 0.36%를 기록했다. 2022년 0.41%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법인세 납부 실적이 낮아지면서 정부의 세수 부족 상황도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국가 세입 결손 규모는 30조8000억원으로 전년(56조4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이어졌다.정부는 올해도 경기 부진에 따른 내수 악화로 국세 수입이 당초 예산보다 약 12조5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없었던 기업들도 그렇고 기업들의 법인세 신고 실적이 낮았다"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경기 부진에 기업들의 경영난이 커진데다 이익도 많이 내지 못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 기자 wo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