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올라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강세에 힙입어 올 3분기 시가총액이 전 분기보다 무려 330조원이나 늘었지만, 상장사 절반 이상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용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빠질 경우 코스피도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9일 발표한 '2025년 6월말 대비 9월말 기준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9월말 기준 국내 시총 규모는 3187조원으로, 3개월 새 11.6%(330조원)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우선주를 제외한 2765곳이다.
국내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장주들의 상승에 힘입어 전체적으론 증가세를 보였지만, 개별 종목별로 보면 절반 이상인 53.5%(1478곳)의 시총이 하락했다.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기업은 52곳이었다. 삼성전자 시총은 496조657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2조6632억원 증가했고, SK하이닉스는 252조9808억원을 기록해 3개월 새 40조4041억원 늘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조9735억원↑), LG에너지솔루션(11조8170억원↑)이 각각 10조원 이상, 한화오션(9조 4681억원↑), HD현대중공업(7조 6788억원↑), 삼성생명(5조 8400억원↑)이 각각 5조원 넘게 늘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40조1631억원으로 3분기에만 3조6511억원 감소했다. 이 외에 크래프톤(3조3402억원↓), 카카오페이(3조 616억원↓), 카카오뱅크(2조 9811억원↓), 현대건설(2조 6836억원↓), HMM(2조 5113억원↓) , 한국전력(2조 863억원↓) 등이 2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HJ중공업'이 252.2%으로 가장 큰 폭을 기록한 데 이어 올릭스(177.3%) , 원익홀딩스(167.8%), 로보티즈(120.2%) 등이 뒤를 이었다.
시총 상위 20위 기업도 바뀌었다. 한화오션은 14위, SK스퀘어는 19위로 각각 톱 20에 새로 입성한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22위로 밀려났다. 1·2위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 3분기 국내 주식시장은 제약, 조선·중공업, 이차전지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하는 전자·반도체 산업이 강세를 보였다"며 "건설, 정보통신, 유통 등은 시총 하락 종목이 다수 나왔다"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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