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마탄 장아쿠어의 어머니인 에이나브 장아우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텔아비브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마탄 장아쿠어의 어머니인 에이나브 장아우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텔아비브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의 1단계에 합의했지만 남아있는 과제가 더 험난하다.

1단계가 전쟁 종식이라는 단기적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어지는 2단계는 영구적인 평화의 토대를 다지는 장기적인 목표를 다룬다.

앞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종식을 합의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를 확인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 종식,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 인도적 지원 허용, 포로 교환 등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접경지역 침입과 민간인 살상, 인질 나포로 촉발된 2년간의 가자전쟁은 일단 포화는 멈추게 됐다.

하마스는 "합의된 내용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완전한 휴전 이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마스는 합의 이행 72시간 내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2000명의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생존 인질 전원이 이번 주말 석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생존 인질 석방이 토요일인 11일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하마스에 최후통첩 식으로 제안한 20개항 평화구상에는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군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8일 평화구상을 수용하면서 이스라엘군의 즉각적 철수와 전쟁 배제가 충족돼야 한다며 무장해제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개항 평화구상의 1단계의 핵심은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수감자 맞교환이다. 양측이 합의를 이행하면 전쟁은 즉시 끝나고 모든 군사 활동이 중단되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준비하기 위해 합의된 선까지 부분적으로 철수하게 된다.

가장 시급한 인질 석방은 이스라엘이 합의를 공식적으로 수용하는 시점으로부터 72시간 이내에 이뤄진다.

하마스는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2023년 10월 7일 이후 구금된 가자지구 주민 1700명을 풀어주기로 약속했다.

현재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은 약 48명(생존자 2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후속 단계의 핵심은 하마스의 무장해제,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그리고 '새로운 가자'의 재건과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단계 구상에 따르면 하마스를 비롯한 모든 팔레스타인 무장 파벌은 가자지구 통치에 어떠한 역할도 맡을 수 없으며, 모든 군사 인프라, 무기 생산시설, 터널을 파괴해야 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5일 ABC 뉴스 인터뷰에서 2단계의 핵심은 하마스의 무장해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부에서 로켓을 보유하고 터널을 건설하며 이스라엘 시민을 납치하고 살해하고 강간하는 조직이 존재하는 한, 평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장해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물러난 가자지구의 통치는 온건한 팔레스타인의 기술관료들이 주도하는 과도 관리위원회가 맡게 된다. 관리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수장을 맡는 '평화이사회'의 감독하에 둔다.

가자 관리위원회는 현재 서안지구 일부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통제할 자격을 갖출 때까지 임시적인 재건 및 관리의 역할을 맡는다.

이스라엘군의 철수는 가자지구 비무장화와 연계된 합의된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1단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2단계 합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통치 배제를 원하지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없이는 무장 해제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스라엘이 병력을 완충 지대까지만 물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완전한 군 병력 철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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