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의 비만 치료제 '신얼메이'.  홈페이지 캡처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의 비만 치료제 '신얼메이'. 홈페이지 캡처

한국과 중국이 자국민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며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의 '신얼메이'(사진)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보다 낮은 가격으로 출시돼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얼메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올해 7월에 중국에서 출시됐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는 비만치료제 신얼메이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병원·소매 약국, 비만클릭닉을 비롯해 온라인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들은 신얼메이를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손쉽게 구입하고 있다. 신얼메이는 온라인에서 위고비·마운자로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얼메이의 최고 용량인 6㎎의 경우 주사 펜 4개의 권장 가격이 411달러(약 58만원)다. 중국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각각 월 400달러(약 56만원), 900달러(약 128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신얼메이의 가격 경쟁력은 상당히 우수하다.

신얼메이는 글루카곤(GCG) 수용체를 활성화해 지방 연소를 촉진하고 내장 지방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GLP-1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 체중 감량 효능을 향상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레이첼 유 이노벤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만 신약 경쟁에 다소 늦게 합류했지만, 중국 사회의 체중 관리 인식을 개선하고,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신얼메이는 체중 감량과 함께 간에 쌓인 지방까지 줄이는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앨런 폰 메렌 덴마크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노벤트 등 중국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마케팅을 더 잘 할 수 있고,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투자 정보데이터 기업인 모닝스타는 이노벤트의 신얼메이가 올해 6억위안(약 118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2029년에는 35억위안(약 6884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미약품, 일동제약, HK이노엔, 동아에스티 등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중 한미약품은 한국형 비만약인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해 내년 하반기 국내 허가를 받는다는 목표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GLP-1 계열 약물로,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한국형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가격은 위고비와 마운자로보다 낮게 책정해 국내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또 경기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제조해 물량을 병·의원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2027년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함께 HM15275, HM17321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HM17321은 세계 최초로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실현하는 비만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최인영 R&D센터장은 "HM17321은 '지방 감량과 근육 증가, 운동 및 대사 기능 개선'이라는 통합적 효능을 동시에 지향하기에 근감소증 및 고령층 비만, 운동 기능 저하 환자군 등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며 곧 다가올 미래에 혁신적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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