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최전선 나선 SW 창업자들③ 박정현 스탠다다 대표

전통적 소비자 유입 방식으론 커머스 한계… 분석·예측·실행까지 한번에

구글 애널리틱스 단점 보완해 접근성 개선… 피드백 따른 서비스 고도화도

SW마에스트로 6기 출신… "연내 리셀러·에이전시 파트너 80곳 수준 확장"

박정현 스탠다다 대표가 '스탠다다 커머스 툴'이 적용된 '라이프스탠다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선기자
박정현 스탠다다 대표가 '스탠다다 커머스 툴'이 적용된 '라이프스탠다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선기자

"커머스 업계는 그간 광고로 트래픽을 끌어오는 데 집중했지만, 고객이 왜 구매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진짜 이유를 충분히 들여다 보지 못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데이터 분석가와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만, 소상공인은 분석 자체가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간극을 메우고자 했습니다."

박정현 스탠다다 대표는 최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공급 및 이커머스 플랫폼 스탠다다의 창업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스탠다다는 소규모 사업자와 소상공인 커머스 브랜드를 타깃으로 한다. 대표 서비스는 판매 사이트별 상품 비교 분석이다. 또한 유저의 커머스 사이트 내 행동을 파악하고 구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커머스 플러그인 '스탠다다 커머스 툴'을 제공한다.

스탠다다의 자사몰 라이프스탠다드 홈페이지 내 AI 측정 이탈율 등 표시 이미지. 스탠다다 제공
스탠다다의 자사몰 라이프스탠다드 홈페이지 내 AI 측정 이탈율 등 표시 이미지. 스탠다다 제공

◇소상공인의 '개인비서'… 구매 전환 위한 실질 조언 제공

박 대표는 스탠다다 커머스 툴에 대해 "분석과 예측, 실행을 한 번에 끝내는 비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플러그인 설치는 약 1분이면 끝난다. 이후 AI가 클릭, 스크롤, 체류, 이탈 등 행동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한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이 머무르는 시간이 가장 길거나 짧은 구간, 유입 경로 등을 안내한다.

박 대표는 "구매 예측 기능을 통해 어떤 세션과 어떤 상품이 구매로 전환될 지 확률을 산출한다"며 "상세 이미지 개수 조정, 후기 블록 배치 변경, 장바구니 버튼 (색상) 대비 강화와 같은 구체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고 말했다.

스탠다다는 이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잘 적용되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도록 자사몰 '라이프스탠다드'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스탠다다 서비스는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성과가 나는지를 매일 확인하는 구조"라며 "간단한 설치만으로 사이트 내 이용자 행동이 자동으로 수집되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출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실행 카드를 즉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업 멘토의 '찐' 조언과 동료 네트워크는 큰 자산"

박 대표는 한국의 대표적 SW 인재양성 프로그램 'SW마에스트로' 6기 출신이다. 그에게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은 문제 정의부터 프로토타이핑, 멘토링, 피어 리뷰, 데모에 이르는 전 과정의 리듬을 몸에 익히는 기회였다.

박 대표는 "현업 멘토들의 '시장 언어로 말하라'와 '데이터로 가설을 검증하라'는 조언은 스탠다다에서 제품 설계를 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술과 사업 전반에 대해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동료 네트워크를 얻은 것도 큰 자산"이라며 "현업과 연계된 PoC 트랙을 더욱 확대해 실전 검증 기회를 늘린다면 더욱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W마에스트로 과정을 밟고 있는 후배들에게는 "문제에서 출발하라"는 조언도 했다.

박 대표는 "기술이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 겪는 불편을 기준으로 접근하면 제품-시장 적합도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며 "작게 만들고 빨리 출시하며, 자주 개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능이 아니라 지표로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전환, 재방문, 리텐션이 실제로 오르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왜 안 사는가'를 찾아 전환 개선안 제시

박 대표는 SW마에스트로 과정 수료 후 2021년 스탠다다를 창업했다. 전통적인 소비자 유입 방식으로는 소규모 사업자가 큰 매출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해 주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광고로 유입은 충분히 확보되지만 고객이 구매하지 않은 이유를 보여주는 현장 데이터가 비어 있었다"며 "히트맵이나 세션 수치가 많아도 어떤 요소가 최종 결정을 바꾸는지까지 도달하지 못했고, 결국 해석은 사람의 몫인데 소상공인에게는 그 해석을 수행할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포함해 대부분의 도구는 이벤트 태깅을 일일이 심어야 하고, 세팅이 조금만 어긋나도 결과가 왜곡된다. 그는 이 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광고비는 나가지만 페이지의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다"며 "숫자를 더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매출이 오르는지를 바로 알려주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다의 차별점은 코드를 별도로 심지 않아도 버튼, 이미지, 후기 등 페이지 내 컴포넌트를 자동으로 인식·추적하고, 전환 가능성을 예측한 뒤 어디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안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히트맵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원인과 해결 방안이 한 번에 이어질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요소마다 태킹할 필요도 없다.

스탠다다는 누구나 한 눈에 이해하도록 보여주는 방식에도 공을 들였다. 클릭과 스크롤, 체류를 시각화하고 요소별 주목도와 이탈 구간을 명확히 표시한다. 또한 전환 퍼널과 경로를 분석해 이탈 사유를 추정하고 우선순위를 제안한다. 상세페이지에서는 이미지, 후기, 옵션, 가격 노출의 배치와 개수를 최적화하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자사몰과 네이버, 쿠팡 등 채널별 전환과 광고 투자 대비 수익률(ROAS)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도 있다. 전환 가능성이 높은 세션과 상품을 추천하고 즉시 실행 카드를 함께 제공한다. 랜딩과 배너, 상품설명 문구는 타깃과 톤에 맞춰 자동으로 생성된다. 주간·월간 경영 리포트 자동화까지 지원한다.

스탠다다 서비스 이미지. 스탠다다 제공
스탠다다 서비스 이미지. 스탠다다 제공

◇설명 가능한 AI 기능 강화…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

박 대표는 고객의 피드백에도 귀를 기울이고 계속해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스탠다다의 서비스 이용 후기를 보면 고객들은 설치와 세팅이 가볍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태깅 없이도 버튼과 후기, 옵션 같은 컴포넌트를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초기 설정의 부담이 없다는 후기도 많았다.

박 대표는 "시각화 리포트는 이해하기 쉬워 팀 내 공유가 빨라지고 회의 시간이 줄었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상세 이미지 추가나 후기 블록의 상단 배치, 장바구니 버튼 대비 강화처럼 구체적 액션이 바로 테스트로 이어지는 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보완점으로는 설치 직후 모델이 안정화되는 초기 학습 구간에서 설명력을 더 높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에 추천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쿠키 정책 변화 등 환경 변화에는 제3자 쿠키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서버사이드 트래킹을 기반으로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연말까지 리셀러와 에이전시 파트너를 60~80곳 수준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예측에서 실행 카드로 이어지는 추천 품질 고도화에도 나선다.

그는 "소상공인이 데이터 때문에 사업을 멈추지 않도록, 분석은 스탠다다가 맡고 소상공인은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패션, 리빙, 식품 등 카테고리별 전환율 개선 사례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며 "2026년에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시범 진출하고, 광고 채널 연동 범위를 넓혀 예산 배분과 크리에이티브 추천을 포함한 광고 관리 AI까지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선 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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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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