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이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금융지주 회장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작업에 돌입한다.
특히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의 연임 성공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지주 회장자리는 일정부분 정치권의 영향을 받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인사인 만큼 후임 인선이 어느때보다 주목받는 이유다.
지주 회장과 함께 각 금융그룹 별로 여러명의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인사폭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나 은행은 CEO 임기 만료에 앞서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달 26일 차기 회장 후보군 심의 기준 등을 논의했다. 2023년 3월 취임한 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회추위는 11월 말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린 뒤 12월 초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최종 확대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승인된다.
내부에서는 취임 이후 경영 성과 등을 바탕으로 진 회장의 연임이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하겠다는 명확한 감축 목표와 밸류업 계획이 주요 주주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은 새 정부와도 비교적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8·15 대통령 국민임명식' 당시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초청됐다. 지난 9월 10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도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혼자 참석해 생산적 금융을 주제로 발언했다. 지난달 하순 이재명 대통령의 뉴욕 출장에도 동행했다.
다만, 2024년 신한투자증권 코스피200 선물거래에서 발생한 1300억원 규모 손실 사고는 재임 기간 중 오점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3년 3월 24일 취임한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12월에 논의를 시작해도 문제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최종 후보를 연말이나 연초에 결정하는 만큼 이달이나 11월 중 임추위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임 회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우리금융의 숙원이던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이 거론된다. 임기 중 포스증권을 우리종금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동양생명·ABL생명도 인수했다. 하지만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 사건과 관련, 지난해 금융 당국으로부터 임 회장 취임 후에도 문제의 대출이 상당수 취급됐을 뿐 아니라 보고 등의 절차도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의 CEO 상당 수도 연말 연초 교체를 앞두고 있다.
KB금융에선 KB증권 이홍구·김성현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로 만료된다. 예년 일정으로 미뤄 11∼12월 초 지주 대표이사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가 후보군을 검토하고 12월 중순쯤 계열사 대표 최종 후보를 각 계열사에 추천하면, 계열사는 해당 후보를 이사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선임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에서도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끝난다. 신한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승계 후보군을 정기적으로 선정해 관리해왔고, 12월 중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같은 달 말 계열사 CEO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도 연말 전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사장, 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사장,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사장의 후임을 정해야 한다.우리금융에서는 기동호 우리캐피탈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김범석 우리자산신탁 대표, 이석태 우리저축은행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강신국 PE자산운용 대표, 김건호 우리에프앤아이 대표,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 유도현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백수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내년 3월 만료된다.
NH농협금융에서는 내년 3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임정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가 임기를 마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자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NH농협리츠운용은 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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